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으면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생각이 달라지곤 한다. '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그거다.
돈이 아깝다고 물러주지는 않는다. 반대로 돈 보다 더 큰 감동이나 재미를 얻고 간다고 더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막연한 상상이 실제로 가능한 공연이 있다. 오는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오후 4시마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들려주는 연극 - 벽오금학도'(연출 윤사비나, 제작 문화다방 이상한 앨리스). 이외수 소설 '벽오금학도'를 원작으로 한 작품. 입장료는 없다. 대신 공연을 본 뒤에 감동 만큼 후불후원을 하면 된다.
'벽오금학도'는 마음보다는 머리를 쓰는 일이 많아 서로를 다치게 하는 사람들 속에서 마음의 눈으로 '벽오동'이란 선계를 찾아가는 강은백의 이야기. 내용은 원작을 충실히 따른다. 이를 위해 '낭독공연'이란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그렇다고 평면적이지는 않다. 소설 속에 표현된 몽환적인 환상의 세계에 대한 입체적 상상이 무대로 넘어온다. 이를 위해선 기술의 도움이 필요했다. 광주과학기술원 문화기술연구소와의 협업으로 드론을 이용하는 '슈도 홀로그램'을 선보인다. 또한 블루스크린과 미니어처를 이용한 착시와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하는 신성환의 영상 기법, 안무가 장혜림의 무용, 배현정 음악감독의 라이브 음악을 통해 연극 무대에 환상 시연을 시도한다. 연극 무대라는 표현의 한계를 기술과 종합 예술로 극복할 수 있을지가 이 연극을 감상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연은 본 공연으로 가기 위한 쇼케이스 성격의 공연이다. 완성도 높은 문화컨텐츠를 향한 3년 계획으로 관객과 함께 발전시켜나가는 여백이 있고, 실험적인 무대다. 한해를 정리하는 섣달 초 가족, 연인과 인천을 찾아 공연과 함께 근처 차이나타운과 월미도, 자유공원 등을 둘러보는 것도 따뜻한 나들이가 될 듯 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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