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에요."
손천택 인천대 체육교육과 교수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학교체육이 학생 중심이 돼야 한다는 기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학교체육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와 스포츠조선은 12월7일 학교체육 발전을 위한 대규모 포럼 '대한민국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학교체육, 갈 길을 찾다'를 진행한다. 서울의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손 교수를 비롯, 15명의 패널이 나서 학교체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발전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손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제, 교육 수준이 높아졌다. 자연스레 운동이 삶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의식이 깔렸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나가보면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며 학교체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학교체육 발전, 근본부터 짚어봐야 한다
그렇다면 학교체육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손 교수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재미'를 꼽았다. 그는 "학교체육의 가장 큰 문제는 수업이 너무 재미없게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한 아이들은 자연스레 사설 클럽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한다. 그는 "최근 클럽 스포츠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왜 '클럽'을 이야기할까. 이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며 "우리 아이들이 운동을 더 재미있게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운동선수의 경기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운동장에서 뛰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그게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클럽에 가면 지속적으로 운동하면서 운동 능력이 향상됨을 느낀다.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을 통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현재 한국은 학교와 클럽, 지역 간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미국 혹은 유럽식 시스템을 완전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손 교수는 "세계적인 흐름을 봤을 때 학교체육은 미국식과 유럽식으로 나눌 수 있다. 유럽은 클럽스포츠가 발전했고, 미국은 학교 운동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유럽과 미국 중 어느 것이 더 좋은지 평가할 수는 없다.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미국, 유럽과 다르다. 지금의 이 상황을 직시하고 인정해야 한다. 단숨에 바뀌는 제도는 없다.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며 "친 사회적 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해 한국형 체육 운영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균형적인 발전
중요한 것은 학교체육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이다. 손 교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균형적인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체육 여건은 많이 부족하다. 제대로된 운동장 규격도 나와있지 않다"며 "어떤 학교는 강당도 제대로 지어져 있지 않다. 그저 작은 체육관 하나 갖췄을 뿐"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특히 여학생 체육은 더욱 심하다. 탈의실, 사물함, 샤워실 등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서 뛰어놀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아이들이 나가서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종목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체육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손 교수는 "학교체육은 아이들의 원하는 것을 수용할 만큼의 다양한 종목을 가르치지 못한다.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고 그것을 제대로 전달할 전문가가 없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학교체육을 진행하는 것인데, 정작 아이들이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며 "아이들이 더욱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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