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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 시행 4개월, 뒤바뀐 천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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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의 사전적 의미는 먹이사슬 관계에서의 포식자를 일컫는다. 스포츠에서는 특정 팀이나 선수에 유독 강한 팀이나 선수를 의미한다.

V리그에도 천적관계가 있다. KB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유독 작아진다. KB손해보험은 아직 천적관계를 끊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적인 판도는 다르다. KB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 두 팀을 제외한 V리그 천적 구도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KB손해보험과 OK저축은행이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지난 시즌 "우리 팀은 OK저축은행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한 번이라도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은 2015~2016시즌 OK저축은행에 6전 전패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OK저축은행과의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석패하며 지긋지긋한 악연을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를 악문 KB손해보험은 OK저축은행와의 두번째 대결부터 내리 3연승을 달리며 천적관계를 끊어냈다.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도 비슷한 양상이다. 우리카드는 2013~2014시즌부터 올 시즌 1라운드까지 삼성화재를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무려 18연패. 잘 싸우다가도 뒷심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1월 9일 삼성화재에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했다. 지난 2013년 우리카드 창단 이후 첫 삼성화재전 승리. 우리카드는 올 시즌 삼성화재와 네 차례 맞대결에서 2승2패를 기록하며 천적 관계를 청산하고 맞수로 떠올랐다.

천적 구도의 전반적 변화. 이유가 뭘까. 우선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제도를 자유 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바꿨다. 과거 시몬(OK저축은행), 오레올(현대캐피탈), 그로저(삼성화재)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떠났다. 대신 연봉 30만달러에 걸맞은 기량을 보유한 선수들이 한국 무대를 밟으면서 전력이 평준화 됐다.

트라이아웃 시행 4개월째. V리그 천적관계가 뒤바뀌면서 '절대강자'도 사라졌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천적 구도의 변화 속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뜨거워지는 V리그 열기. 새롭게 형성될 천적 관계가 최종 순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1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현대건설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원정팀 KGC인삼공사가 세트스코어 3대1(25-14, 20-25, 25-20, 25-22)로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선수 알레나가 26점을 쓸어 담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린 KGC인삼공사(승점 33점)는 3위 현대건설(승점 34점)을 바짝 추격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9일)

▶여자부

KGC인삼공사(11승9패) 3-1 현대건설(12승8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