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피가 잘 돌아야 건강하다. 강한 트레이드 앞으로도 할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일찍 트레이드 시장을 열었다. 지난해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채태인-김대우 트레이드를 했었던 넥센은 올해도 시즌 1호 트레이드의 주인공이었다. 지난 17일 NC 다이노스와 좌완 강윤구-우완 김한별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다소 놀라운 결정이다. 보통 트레이드는 선수들의 가능성이나 이름값에 비례하게 시도된다. 강윤구가 '만년 유망주'로 불려도, 1군에서 149경기나 등판한 '이름 있는' 선수다. 또 귀하다는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다. 반면 김한별은 2016년도 신인에 아직 1군 기록도 없다. 기존의 트레이드 방정식을 적용한다면, 김한별에 다른 선수 1,2명을 더 추가해 강윤구와의 교환이 성사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넥센은 과감한 모험을 택했다.
트레이드는 넥센이 먼저 제안했다. 고형욱 단장은 NC와의 시범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지난 15일 창원 마산구장을 찾았다. 그리고 단장실에 들러 NC 유영준 단장과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고 단장이 "김한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유 단장이 "김한별을 데려가고 싶다면 강윤구를 달라"고 했다.
양 측 모두 이유있는 제안이다. 고 단장은 넥센 스카우트로 일했던 당시, 수원 유신고 '에이스' 김한별을 기억하고 있다. 두고두고 "뽑지 못해 아쉬운 선수"로 남아있었다. 고 단장은 "스카우트시절 정말 좋아했던 투수다. 고교 2학년 때 대단한 공을 뿌렸다. 3학년 때 팔꿈치 통증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져 안타까웠다.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순번에서 김한별을 뽑으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앞 순번인 NC가 김한별을 지명하더라. 아찔했다"고 그때를 돌아봤다. 유 단장은 장충고 감독으로 재직하던 당시 강윤구가 제자였다. 누구보다 강윤구를 잘알고있기 때문에, NC로 데리고 와서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그래서 단장 부임 이후 첫 트레이드 대상이 '바로 그' 김한별이었다. 그래도 강윤구를 달라는 NC의 제안에 고민할 시간은 필요했다. 강윤구는 히어로즈 구단이 처음으로 지명한 1차지명선수라는 상징성이 있었다. 이틀간 고민했다. 고 단장은 "윤구가 새로운 환경에서 잘되면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트레이드를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고형욱 단장은 "앞으로도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한 강한 트레이드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랫동안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해 고민하는 선수들이나, 구단 입장에서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들도 트레이드 카드를 충부히 맞춰볼 수 있다는 뜻이다.
고 단장은 "사람도 피가 잘 돌아야 건강하다. 순환 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처럼 오랫동안 재능을 터트리지 못한 선수들을 보내서 환경을 바꿔줄 생각이다. 바뀐 환경에서 잘하면 서로 좋은 것 아닌가. 또 구단 역시 그 선수를 보낸 후 원했던 선수를 영입하고, 새롭게 융성할 수 있다. 과감한 트레이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상대다. 보수적인 구단들은 과감한 트레이드를 시도하지 않으려 한다. 혹시나 품에 안고있던 유망주가 트레이드로 이적해 성공한다면, 구단 내외부의 비난 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유망주 트레이드 요청이 들어오면 거절부터 하는 구단이 많다. 고 단장도 "우리는 지금도 적극적이다. 상대가 과감하지 못할 뿐이다. 과감한 트레이드로 새로운 육성, 새로운 경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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