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2부리그) 경남FC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6경기를 치른 챌린지에서 유일하게 무패(4승2무)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중하위권을 맴돌았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선두 질주의 가장 큰 힘은 수비다. 6경기를 치르면서 단 4골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40경기서 61골을 내주며 팀 최다 실점을 기록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김종부 경남 감독은 외국인 수비수 이반을 비롯해 박지수 우주성 박명수 등 포백을 지난 시즌에 이어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힘겨운 시즌을 보내면서 늘어난 경험이 올 시즌 탄탄한 수비벽을 만드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격라인의 변화도 적중했다. 경남은 지난 시즌 팀 내 득점 1, 2위를 기록했던 크리스찬, 이호석이 대전으로 이적했다. 공격라인에 큰 구멍이 뚫릴 것이란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말컹이 이를 기우로 만들고 있다. 1m96의 장신인 말컹은 타점 높은 헤딩 뿐만 아니라 뛰어난 발재간으로 김 감독 공격 전술의 핵으로 부상했다. 6경기서 3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고무적이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조병국 최재수 등 베테랑 선수들의 빈 자리가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무패 가도를 달리면서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쌓여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안정된 공수 밸런스에 베테랑의 경험까지 더해지면 경남은 더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격'의 꿈을 한껏 키우고 있다. 2014년 K리그 클래식에서 강등된 경남은 수 차례 감독 교체 뿐만 아니라 심판매수 사건까지 휘말리면서 프로축구 사상 첫 승점 삭감(10점)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11팀 중 6위에 해당하는 18승(6무16패)을 올리고도 승점 삭감 징계 탓에 8위에 머물러야 했다. 경남 2년차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공격적인 축구로 가능성을 증명했고, 올 시즌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면서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경남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6경기를 치르면서 상대팀에게 어느 정도 노출된 전술에 다채로움을 더해야 한다. 수비에 무게 중심을 싣고 말컹의 머리를 노리는 단조로운 패턴으로 풀 시즌을 치를 수는 없다. 지난 안양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후반 막판까지 리드를 내준 채 고전했던 점도 미래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이유다. 초반에 얻은 자신감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