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4번타자 김재환과 NC 다이노스 2루수 이상호가 극단적인 시프트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경기에서는 두산이 0-4로 시즌 첫 완봉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팀의 승패와 상관없이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과 NC의 2루수 이상호의 미묘한 관계를 보는 색다른 맛이 있었다.
김재환의 타석에서 이상호는 항상 극단적인 시프트를 했다. 우익수 앞이라고 할 정도로 1, 2루 사이의 뒤쪽에 자리잡았던 것. 통계상 왼손타자 김재환이 당겨치는 타구가 절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2회 첫 타석에서 김재환은 타구를 우중간으로 보냈지만 1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1루수가 잡긴 했지만 뒤에는 2루수 이상호가 지키고 서있었다. 4회에는 삼진 아웃을 당했지만 6회 김재환은 결국 바뀐 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중간을 뚫는 안타를 성공시켰다. 이때도 이상호가 서있었지만 아웃시키지는 못했다.
8회 김재환은 다시 큼지막한 땅볼 타구를 우중간에 보냈고 이상호는 또 다시 잡아냈다. 하지만 투수 김진성이 1루 백업을 들어오지 않아 비어있는 1루에 김재환이 뛰어들면서 안타가 됐다.
김재환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안타를 성공시킨 후 마치 홈런을 친 것처럼 두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였고 이상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김재환은 그동안 상대 팀의 시프트에 시달려왔다. 예전 김재환은 "시프트를 너무 신경쓰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렇게 되기보다는 내 스윙을 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김재환은 그런 방법으로 시프트를 뚫어내고 있다. 이날도 김재환은 끊임없이 우중간을 타구를 보냈지만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4번타자의 품격이란 이런 것일까.
창원=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