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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개막] 韓 첫 황금종려상의 꿈...봉준호·홍상수가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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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제70회 칸국제영화제가 오늘(17일), 성대한 축제의 막을 올린다. 올해엔 총 5편의 한국영화가 경쟁부문·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부문)·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 칸의 해변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1946년 9월을 시작으로 올해 70회를 맞은 칸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 영화제로 불리는 영화 축제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17일부터 오는 28일까지 12일간 열리는 칸영화제에 올해도 많은 기대작이 포진했다.

특히 올해 칸영화제는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케이트 스트리트 픽처 컴퍼니·루이스 픽처스·플랜 B 엔터테인먼트 제작)와 '그 후'(홍상수 감독, 영화제작전원사 제작)가 경쟁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 영화제작전원사 제작)가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악녀'(정병길 감독, 앞에 있다 제작)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CJ엔터테인먼트·풀룩스 바른손 제작)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축제를 맞게 됐다.

다양한 작품이 초청된 만큼 일거수일투족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국영화. 세계 씨네필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최고의 영화 축제로 손꼽히는 이곳에서 주목할만한 한국영화 이슈는 무엇일까?

▶ 봉테일의 첫 러브스토리 '옥자', 황금종려상 가능성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를 넘어 전 세계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인 '옥자'.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미자(안서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13) 이후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신작이다. 여기에 브래드 피트 제작사로 유명한 플랜 B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투자(600억원)했고 '충무로 블루칩' 안서현을 주축으로 할리우드 톱스타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스티븐 연 등이 출연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옥자'는 한국영화가 아닌 미국 자본이 들어간 미국영화인 셈. 그러나 한국 감독과 한국 배우, 한국 로케이션이 담겨있는 만큼 국내 관객은 물론 '옥자'의 제작진 또한 한국영화 대표주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칸영화제에 임하고 있다.

'옥자'를 향한 관심은 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최초 경쟁부문 진출을 거머쥔 '옥자'는 그야말로 영화사(史)에 파란을 일으킬 플랫폼을 제시한 사례로 관심을 끌고 있는 중. 극장 개봉이 아닌 스트리밍 개봉이라는 방식을 시도한 '옥자'는 파격과 신선한 시도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이로 인해 프랑스 영화 위원회와 극장 협회로부터 반발을 사는 이슈도 생겼다. 칸영화제가 영화제 법을 바꿀 정도로 논란이 된 '옥자'에 대해 국내 영화계는 '옥자'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 프랑스 내 영화계의 압박으로 황금종려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모두가 사랑하는 봉준호 감독의 첫 러브스토리인 '옥자'가 한국 영화사 최초 황금종려상 수상을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민희, 베를린 이어 칸의 여왕 등극?

칸영화제 속 한국영화 두 번째 이슈는 홍상수 감독이다.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무려 2편의 신작이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는 이례적인 행보를 걷게 됐는데 특히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그의 뮤즈가 된 김민희. 그는 유부남 봉완(권해효)이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 여직원과 사랑에 빠졌지만 곧바로 이별을 겪고 괴로워하는 이야기를 담은 '그 후'와 고등학교 파트 타임 교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와 카페에서 해고당한 여자 만희(김민희)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클레어의 카메라' 두 작품 모두 출연해 눈길을 끈다.

앞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아가씨'(박찬욱 감독)의 히데코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김민희. 이후 지난 2월 열린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한국 여배우 최초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보인 만큼 올해 칸영화제 역시 수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다. 홍상수 감독과 만나면서 대중에게 외면받고 있지만 반대로 섬세하고 물오른 연기력으로 영화인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김민희. '베를린의 여왕'으로 세간을 깜짝 놀라게 만든 그가 '칸의 여왕'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발칵 뒤집을지 관심이 쏠린다.

▶ '악녀·불한당', 제2의 '부산행'은?

마지막 이슈는 비경쟁부문으로 수상의 영예는 얻지 못하지만 대신 전 세계 흥행을 점쳐볼 수 있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인 '악녀'와 '불한당'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부산행'(연상호 감독)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역대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이런 호평이 호조로 작용해 전 세계 156개국에 판매되며 월드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또한 스타일리시하고 파격적인 한국의 액션 영화 2편이 이름을 올린 만큼 제2의 '부산행' 탄생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

칸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첫 주말 공개되는 '악녀'는 살인 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김옥빈, 신하균, 성준, 김서형이 가세했고 '내가 살인범이다' '우린 액션배우다'의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무엇보다 김옥빈은 2009년 영화 '박쥐'(박찬욱 감독)에 이어 '악녀'로 두 번째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된 것. 8년 만에 칸영화제에 입성하는 김옥빈에 대한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불한당'은 범죄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남자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작품.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이 가세했고 '나의 PS 파트너' '청춘 그루브'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설경구 역시 '박하사탕'(00, 이창동 감독) '오아시스'(02, 이창동 감독) '여행자'(09, 우니 르콩트 감독), 그리고 '불한당'으로 네 번째 칸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고 임시완은 연기돌 최초 칸영화제 입성으로 눈길을 끈다. 두 작품 모두 한국의 스타일리시한 장르 영화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옥자'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악녀' 불한당' 포스터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