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고공행진' 한동민 "그저 아프지 않고 시즌을 치르자는 생각"

by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돌파했다.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2012년 SK의 9라운드(전체 85순위) 지명을 받은 한동민은 이듬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붙박이 주전 선수는 아니었지만,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285타수 75안타), 14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가능성을 증명한 해였다. 2014시즌에는 67경기에 그쳤으나, 상무 야구단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키웠고, 퓨처스리그에서 2015년 21홈런, 2016년 22홈런을 치며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우연은 아니었다. 한동민은 제대 후 SK 외야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시즌 초반 타격감이 주춤했지만, 4월 6일부터 9일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몰아치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 시즌 초 힘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부담을 내려놓은 데 있었다. 한동민은 "초반 2주 가량 잘 안 맞아서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받아 들이면서 하려고 했다. '내가 언제부터 잘 했다고'라는 생각을 했다. 그저 아프지 않고 시즌을 치르자라는 생각만 했다"라고 회상했다.

이후로 슬럼프를 겪는 기간은 짧아졌다. 4월까지 타율 3할3푼8리, 9홈런을 기록했다. 5월 들어서도 기복은 있었다. 4월(0.342)에 비해 타율이 2할7푼1리로 떨어졌다. 그러나, 장타 생산은 여전하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홈런포를 가동했다. 한동민은 5월 3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팀이 5-2로 앞선 6회초 1사 1,3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섰다. 그는 배제성의 패스트볼(149㎞)을 정확히 받아쳐 중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한동민의 시즌 15호 홈런이었다. 개인 최다 홈런을 돌파하는 순간. 동시에 시즌 41타점을 기록했다.

한동민은 이 홈런으로 팀 동료 최 정(16홈런)에 이어 이 부문 단독 2위에 올랐다. 또한, 3타점을 추가하면서 시즌 41타점째를 기록했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40타점)를 제치고 타점 1위의 기록이다. 2013년에 세웠던 한 시즌 최다인 52타점을 돌파하는 건 이제 시간 문제다. 또한, 장타율에서도 최형우, 최 정과 상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경기 후 한동민은 "어차피 내일이면 (타점 순위에서)내려갈 것이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최다 홈런에 대해선 "벤치에 앉아있다가 문득 최다 홈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은 좋았다"라고 했다.

"주자가 나가면, 주자가 없을 때보단 확실히 집중력이 생긴다"는 게 한동민의 설명. 그는 "홈런을 노려서 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계속 치다 보니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그냥 치는 것에 집중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