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갑자기 ?아진 머리, 당신 혹시 대마초 피우셨나요'
모발은 대마초 흡연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단서다. 눈썹이나 겨드랑이털, 음모, 손톱등에서도 성분이 검출되지만, 현 수사기법으로는 모발에 의존적이다.
모발을 만들어내는 모모세포(毛母細胞)에는 혈관이 발달되어 있어, 대마초를 흡연할 경우 그 성분이 쉽게 '묻어나게' 된다.
인간의 모발은 연령과 인종, 계절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개월에 1cm (0.8~1.2cm)정도 성장하기 때문에 만약 모발의 길이가 10cm라면 약 검사일로부터 10개월 전까지의 대마초 흡연 여부가 검출된다.
삭발을 하면 어떻게 될까. 전동 이발기로 머리를 밀어내고, 더 나아가 면도칼로 깔끔하게 모발을 밀어내면 자신의 '대마 흡연 이력'을 모두 지울 수 있을까.
지난 2007년,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돌연 삭발을 하고 나타나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여가수의 갑작스러운 '기행'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자신의 머리카락에 마약 성분이 포함되어 약물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올것을 두려워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2011년 8월, 지드래곤은 한 록 페스티벌에서 머리를 삭발하고 무대에 나타났다.
지드래곤은 2011년 5월 중순,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했고, 그해 7월 검찰에서 모발 검사를 한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11월 중 발표할 솔로 앨범 작업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인 까닭에 이 때문에 삭발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삭발은 대마초 흡연 사실을 숨길 수 있는 방법이지만, '완전 범죄'를 꿈꾸긴 어렵다.
모발은 성장기, 휴지기, 탈모기를 거친다. 대마초를 흡연한 사람이 모발을 잘라내거나 삭발을 하게되면 모발 내 대마초 성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줄어들지만, 두피 내 성장을 '휴식'중인 휴지기 모발까지 잘라내긴 어렵다. 따라서 대마초 성분이 '묻은' 모발이 두피 내에서 잠재 해 있다가 자라나면 그 모발에서 대마초 성분은 검출이 된다. 다만 자라나는 모발을 수차례 면도하면 대마초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역시 '자기 모발의 제보'로 검거된 탑의 경우는 어땠을까. 직업적 특성상 염색, 탈색,(샴푸 등)이 잦은 그의 모발에 6개월이나 마약 성분이 잔존했던 것일까.
탑이 대마초를 흡연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그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20대 여성 A씨와 총 4회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올해 4월 경기도 벽제의 기동경찰교육훈련센터에서 훈련 중이던 탑의 머리카락 등 체모를 수거해 국과수 감정을 의뢰했으며 대마초 흡연 양성 반응이 나왔다. 탑은 대마초 흡연 6개월만에 모발에 의해 적발된 셈이다.
그가 짧은 머리를 유지해야 하는 군인 신분임을 가정했을 때, 탑이 이발을 통해 흡연 당시의 모발이 모두 잘려나갔다고 가정하더라도, 휴지기 모발의 성장으로 인한 적발 가능성이 크다.
검사를 피하려 온몸의 체모를 깎아냈다는 마약사범들에 대한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연예인의 경우 잦은 삭발과 면도는 곧바로 대중의 의심을 사게 된다. 사회적 통념상 연예인이 작품이나 배역과 상관없는 삭발을 지속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지속적으로 '짧은 머리'를 고수했던 연예인이라면 다르다. 이센스는 2012년, 2014~2015년 대마초를 피워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던 크라운제이를 갑자기 볼 수 없었던 이유도 대마초 흡연 때문이었다. 크라운제이는 2010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약 5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두 사람은 데뷔 직후부터 줄곧 '삭발 형 머리'를 고수했던 연예인이다.
한편 탑의 대마초 흡연으로 오랜 팬들은 물론 대중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도 울상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은 5일 탑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탑은 곧 서울청 홍보담당관실 소속에서 서울청 소속 4기동단으로 전보 조치될 예정이다.
YG 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에서 확인한 결과 보도된 바와 같이 최승현(탑)은 의경 입대 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최근 의경 복무 중 수사 기관에 소환돼, 모든 조사를 성실히 마친 상태"라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깊이 반성 중에 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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