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코칭스태프가 혹독해졌다고 하더라."
수원 서정원 감독은 제주에서 또 웃었다.
서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6일 제주 원정으로 펼친 FA컵 16강전에서 2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장대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수원이 의도했던 플레이가 잘 돌아가는 경기였다. 수원은 이로써 최근 5년간 제주 원정에서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 행진을 하며 제주에 지독한 징크스를 안겼다.
서 감독은 이번 16강전을 준비하면서 이 징크스에 초점을 맞췄다고 털어놨다. 다른 때보다 정신적인 면을 특히 강조하면서 결코 자만하지 말도록 정신무장을 시켰다는 것.
서 감독은 "이번 주에 제주전을 준비하는데 코칭스태프가 상당히 압박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얘기가 선수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비가 많이 내리는 가운데 양팀 모두 좋은 경기를 보여 줄 환경이 되지 못해 아쉬웠다"는 서 감독은 "수중전의 특수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지시를 내린 것을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만족해했다.
서 감독의 수중전 전략은 수비에서부터의 빌드업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험지역에서 볼을 끌지 말고 논스톱으로 키핑력이 좋은 전방의 염기훈이나 뒷공간 스피드가 좋은 조나탄을 활용하라고 주문했다는 것.
수원이 이날 공격적인 경기력에서 딱히 약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를 잘 풀어나갔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게다.
제주와의 16강전 준비에만 몰입하느라 향후 FA컵 일정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서 감독은 이제 광주를 상대해야 하니 광주전 대비에 몰두할 것이고 이후의 행보는 매경기 집중하는 것으로 대비하겠다며 2연패 야망을 드러냈다. 제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