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가장 핫한 연극 가운데 하나인 '옥탑방 고양이'(원작 김유리/악어컴퍼니 제작)는 '스타의 산실'로 불린다. 2010년 4월 개막 이래 현재 공연 중인 15차팀까지 쉬지 않고 달려오면서, 김동호 황보라 이명행 이선호 이동하 조현식 김선호 등 수많은 젊은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여기 또 한 명의 배우가 이 등용문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주인공 '남정은' 역의 최소윤이다.
"대학로 여배우들이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이 이 '남정은'이에요. 매력 넘치는 캐릭터잖아요. 그래서 경상도 사투리를 비롯해 대본도 달달 외우고…,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연습했어요. 떨어질 줄 알았는데 붙어서 정말 기뻤죠. 연습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걸 배웠습니다."
최소윤은 지난해 200대 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했다. 8월 '실전'에 투입된 뒤 1년 가까이 '옥탑방 고양이'를 지켜왔다.
"한 역할을 오래 하다보니 솔직히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머리를 비우고 대본을 차분하게 다시 읽어요. '아, 남정은은 원래 이런 애였지'라는 느낌이 돌아오면서 초심을 찾곤 합니다."
김래원 정다빈 주연의 히트 드라마(2003)로 유명한 '옥탑방 고양이'는 우연히 옥탑방에서 동거하게 된 젊은 남녀의 코믹 러브스토리다. 최소윤이 맡은 '남정은'은 드라마 작가 지망생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천방지축 왈가닥이다. 엉뚱하고 낙천적이지만 가슴 속엔 숨겨놓은 아픔도 많다.
"웃기고 재미있는 장면이 많지만 그 안에 슬픔과 아픔도 담아야 해서 결코 쉽지 않아요. 진지해지는 순간, 관객을 끌어모으는 힘이 필요하거든요."
작은 몸집에서 뿜어내는 에너지가 만만찮다. 코믹연기는 물론 감정을 쏟아낼 때의 집중력 또한 괜찮다는 평이다. 아울러 보통 여배우들에게 찾기 힘든 묘한 중성적 매력이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배우가 된 사연이 재미있다. 고교 1학년 때 논술학원에 다녔는데 교재로 셰익스피어의 희곡 '겨울 이야기'를 읽고 내친 김에 공연까지 봤다. "하라는 글쓰기 대신 '아, 배우가 내 길이구나'란 사실을 발견했죠"라며 살짝 웃는다.
명지전문대 연영과를 졸업하고 2013년 연극 '그해, 부둣가 이야기'로 데뷔한 뒤 연극 '버스를 놓치다', 뮤지컬 '유령친구' '서커스 피자' ''우연히 행복해지다' 등에 출연했다. 오는 7월말까지 '옥탑방 고양이' 1년을 채운 뒤, 오는 11월부터 대학로의 또다른 스테디셀러인 '극적인 하룻밤'에 출연할 예정이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최소윤. 아직은 투명한 도화지같다. 그녀가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궁금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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