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잘 될 때 더 뛰어야 한다."
'경남 시대'가 도래했다. 지지 않는다. 리그 17경기 무패(12승5무)다. 압도적인 리그 단독 선두, 클래식 직행도 꿈이 아니다.
찬양 일색이다. '김종부 매직', '복덩이 말컹',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정원진', '측면 파괴자 최재수' 등 칭찬 릴레이는 끝이 없다.
모두 맞는 말이다. 김종부 감독의 판을 읽는 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결과가 말해준다. 후반 교체를 통한 반전이 자주 일어난다.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긴다. 탁월한 용병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말컹은 위대한 활약 중이다. 리그 11골로 득점 단독 선두다. '임대생' 정원진은 4골-5도움으로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재수는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펄펄 날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강한 경남이 더 강해진다. '베테랑 수비수' 조병국(36·경남)이 돌아왔다. 조병국은 왼무릎 부상을 털어내고 18일 아산전을 통해 복귀했다. 부상 복귀전이자 챌린지(2부 리그) 데뷔전이었다. 조병국은 "아쉽게 1대1로 비겼다. 오랜만에 뛰었는데 동료들이 잘 도와주고 해서 빨리 적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병국은 팀의 극강 행보를 벤치에서 지켜봤다. 그는 "밖에서 보는데 정말 고마웠다. 동생들, 동료들이 너무 잘 해준 덕분에 다른 걱정 없이 재활에만 전념해 몸상태를 착실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되는 집' 경남이지만 고민도 있다. 멘탈이다. 기록적인 무패 행진으로 선수단에 부담이 가중됐다. 김 감독도 최근 우려를 표했던 부분. 김 감독은 한 발 더 나아가 호성적에 선수들이 자만을 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백전 노장' 조병국도 같은 생각이다. 조병국은 "잘 되는 팀이 계속 잘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부담도 커지고 마음이 뜨는 선수들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고비를 하나로 뭉쳐서 잘 이겨내는 게 진짜 강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격하는 팀보다 선두를 지키는 팀의 부담이 훨씬 크다. 특히 이런 위치가 익숙하지 않은 팀일 수록 부담은 더 크다"며 "다른 방법은 없다. 성적이 좋고 팀이 잘 나갈 수록 선수들은 더 땀 흘리고 한 발 더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위치에서 최악의 상황을 경계했다. 조병국은 "좋은 상황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 위기는 분명히 찾아온다"며 "그 위기를 잘 극복해야 클래식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클래식에선 더 큰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팀 분위기는 정말 좋다.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팀을 위해 몸을 내던질 준비가 돼있다"며 "고참으로서 이 분위기를 잘 유지해 승격을 일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