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이치로(44·마이애미 말린스)가 메이저리그 최고령 중견수 선발 출전의 기록을 세웠다.
이치로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 1번-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역대 최고령 중견수 선발 출전이란 기록이 이치로에게 왔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에 따르면 이치로는 43세 246일의 나이에 중견수로 출전했다. 종전 최고령 출전기록은 리키 헨더슨의 43세 211일이다.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던 헨더슨은 2002년 6월 25일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이치로가 헨더슨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치로의 주 포지션은 우익수. 이날 중견수인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휴식을 하면서 선발 출전 기회가 돌아왔다. 이치로를 우익수로 보내고 다른 선수를 중견수로 쓸 수도 있었지만, 돈 매팅리 감독은 그를 중견수로 넣었다. 매팅리 감독은 "우익수만큼 중견수가 편안하지 않은 것을 알지만 그는 항상 준비를 하는 선수다"며 믿음을 보였다.
이치로는 이날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1회 빠른발로 상대 실책을 이끌어내 출루했다. 이후 마르셀 오즈나의 안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마이애미에서 백업 외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치로는 올 시즌 타율 2할9리, 2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데뷔했던 게 2001년. 이제 메이저리그 17년째다. 메이저리그 현역 타자 중 최고령인 이치로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이치로는 일본 최고의 타자였다.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 소속으로 1994년 210안타를 때렸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00안타를 돌파했다. 그래 타율 3할8푼5리를 기록한 이치로는 최연소 정규 시즌 MVP에 올랐다. 1995년에는 타율-타점-도루-최다안타-출루율 1위에 랭크됐다. 1번 타자로 나서 타점왕, 도루왕을 함께 수상했다. 그는 2000년까지 7년 연속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일본 통산 타율 3할5푼3리, 1278안타를 기록했고, 3년 연속 MV를 차지하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당시 미국에서 이치로에 대한 평가는 낮았다. 이치로를 데려간 시애틀 매리너스의 루 피넬라 감독 조차 "2할8푼 이상의 타율에 25∼30개 정도의 도루를 예상한다"며 성공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 랜디 존슨의 등번호 51번을 받아 팬들에게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치로는 빠른 메이저리그 투수공에 적응하기 위해 시계추 타법을 버리고 간결한 스윙으로 바꿨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발로 수많은 안타를 만들어냈고, 빨랫줄 송구로 3루로, 홈으로 뛰는 주자를 잡아냈다.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고, 그해 최다득표로 올스타전에 나갔다. 이치로는 그해 타율 3할5푼, 242안타, 56도루를 기록하고 타격-최다안타-도루 1위에 올랐다. 그해 사상 두 번째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다. 2004년에는 262안타를 때려 역대 한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1920년 조지 시슬러가 세운 257안타를 84년 만에 깬 것이다.
이치로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이상 타율과 2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10년 연속 올스타,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하락세를 탔다. 2011년 타율 2할7푼2리에 184안타. 처음으로 3할 타율과 200안타에 실패했다. 2012년에도 부진을 겪다가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성적이 떨어지면서 입지도 조금씩 좁아졌다. 좌완 투수가 나올 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타석에 서 2013년 미일 통산 4000안타를 돌파했다.
2014년 시즌 종료 후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를 위해 다른 팀을 찾았다. 마이애미가 그를 맞아들였다. 하지만 2015년 타율이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최저인 2할2푼9리에 그쳤고, 102안타에 머물렀다.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 회의론이 일어났다. 65안타만 더 치면 3000안타. 마이애미는 이치로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줬다. 연봉 200만달러에 재계약한 것. 그리고 8월 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중견수로 선발출전, 3루타를 때려 3000안타에 도달했다. 메이저리그 역대 30번째 3000안타의 대기록이었다.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이치로는 올 해도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이미 그의 나이보다 어린 감독이 나타났다. 오릭스에서 감독 겸 선수로 모시겠다고 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50세까지 뛰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이치로지만 현재 성적이 아니라 통산 기록, 고령 기록으로 팬들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26일 현재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3할1푼2리, 3049안타, 116홈런, 508도루, 76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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