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던 5일 포항구장. 7연승에 도전하던 롯데는 2-4로 밀리던 9회 2사 2, 3루 천금같은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최다안타 1위 손아섭. 안타 1개면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1B2S 상황서 장필준의 마지막 빠진 공에 김병주 구심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선언했다. 항의도 못하고, 넋이 나간 듯 손아섭은 웃기만 했다.
중요한 순간이었다. 동점이 됐다고 해서 롯데가 100%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논란이 될 수 있는 판정으로 경기가 끝이 나버렸다. 롯데가 7연승에 성공해서 10연승, 그 이상을 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상승 흐름이 끊기면 다시 연패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면 이 판정 하나는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 판정은 심판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그 고유 권한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때 힘을 얻는다. 좌타자 바깥쪽, 우타자 몸쪽을 조금 후하게 잡아준다고 쳐도 저 위치 스트라이크존 판정은 도가 지나쳤다. 화면으로만 봐도 포수 이지영의 오른발 아래 홈플레이트와 한참 떨어져 있는 위치에서 포구가 이뤄졌다. 물론, 카메라 각도가 투-포수 일직선에서 조금 오른쪽으로 기울어져있기에 시각적으로 더 벗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저 공은 스트라이크라고 하기에는 많이 빠졌다. 만약, 장필준의 공이 바깥쪽으로 휘어져나가는 변화구였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홈플레이트 끝을 걸쳤다 빠져나갔다고 정상참작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필준의 공은 명백한 직구였다. 도저히 홈플레이트를 지나 저 위치로 갈 수 없다.
정황상 1B2S 상황서 이지영이 그 다음 몸쪽 승부나 떨어지는 변화구 승부를 위해 바깥쪽 공 하나를 보여주기 위해 완전히 빠져앉아 있었다. 그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니 포수 입장에서는 땡큐. 승리 하이파이브를 위해 마운드에 왔을 때도 이지영은 어리둥절하다는 듯 뭔가를 혼자 되뇌이는 모습이 잡혔다.
이번 문제 뿐 아니다. 최근 다시 스트라이크존 문제로 야구계가 시끄럽다. KBO리그는 올시즌 개막부터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겠다고 공헌했다. 실제로 좌-우-상-하 많이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이 형성됐다. 어느정도 일관성도 있었고, 심판들의 노력도 눈에 보였다.
하지만 타자들이 문제였다. 타자들 성적이 전체적으로 떨어졌다. 물론, 잘치는 선수들은 존에 상관없이 잘쳤지만 현장에서 타자들의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판정에 항의를 하는 모습들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대표적으로 오재원(두산 베어스)이 지난 10일 스트라이크 아웃 판정을 놓고 문승훈 구심과 마찰을 빚은 사례가 있다.
그러자 최근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예년처럼 좁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장 감독, 선수들 모두 확실히 느끼고 있다. 투수들의 체력 저하와 적응 여부도 있지만, 최근 경기들 많은 점수가 나는 요인 중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으로 분석되고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없애겠다며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겠다고 선언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판정 기준이 바뀌어버리니 이제 투수들쪽에서 입이 쭉 나오고 있다.
타자, 투수 편 들어주기 문제가 아니라 이는 신뢰도의 문제다. 대한민국 대표 프로스포츠가 자신들 스스로 내건 공약을 한 시즌도 채 끌고가지 못하고 이렇게 쉽게 바꾼다면 당연히 판정에 대한 불만이 새어나올 수밖에 없다. 이전 기준과, 바뀐 기준 사이에 선수들의 혼란만 가중되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손아섭의 판정을 봐도, 넓은 스트라이크존이라고 할 때도 저걸 어떻게 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심지어 최근에는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졌다고 생각할 때는 더 억울한 장면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는 최근 전임 심판과 두산 베어스의 금전 수수, 지급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현재 심판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 이런 와중에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클러치 판정 논란'까지 발생하면 야구팬들의 팬심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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