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7일의 왕비'는 심폐소생에 성공할까.
'7일의 왕비'는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왕비가 됐다 폐비된 단경왕후 신씨(박민영)를 둘러싼 중종(연우진)과 연산(이동건)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박민영 연우진 이동건이라는 환상의 캐스팅을 완료한데다 '제빵왕 김탁구'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연출한 이정섭PD가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성적표는 초라했다. 첫 방송 이후로 계속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더니 9회부터는 시청률 5% 선마저 붕괴돼 4%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12일 방송분은 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까지 떨어졌다. 이는 자체 최저 기록이다. 아직까지는 5월 31일 방송된 1회(6.9%)가 자체 최고 기록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7일의 왕비'가 이토록 고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일단 후발 주자라는 점에서 불리했다. 경쟁작인 MBC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과 SBS '수상한 파트너'가 한창 달리고 있는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만큼, 초반 시청률 텃밭 가꾸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7일의 왕비'의 치명 멜로가 시작되는 중반부에는 '군주'와 '수상한 파트너'가 모두 결말을 앞두고 급전개를 보여 시청률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또 '군주'와 그림이 많이 겹친다는 것도 발목을 잡았다. '군주'와 '7일의 왕비' 모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궁중 삼각 관계를 담고 있어 식상한 느낌을 준다는 의견이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예견된 새드엔딩을 지켜볼 자신이 없다거나, 고모부(연산)와 조카(신채경)의 로맨스가 거북하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렇다면 '7일의 왕비'에게 반등의 여지는 없는 걸까.
일단 고정 팬층의 마음을 꼭 붙잡아야 한다. '7일의 왕비'의 고정 팬들은 이동건과 연우진의 연기 대결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 이동건은 광기에 사로잡힌 연산을 소름돋게 구현해내며 '섹시 연산'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연우진은 날선 카리스마로 이동건과 대치하는 한편 박민영과의 절절한 로맨스로 여심을 공략한다. 이들의 팽팽한 연기 대결은 '7일의 왕비'가 갖고 있는 큰 무기다.
중반부에 접어들며 이제까지 쌓여온 서사가 폭발한다면 흡입력은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7일의 왕비'는 인물들의 팽팽한 감정선은 물론 밀지를 중심으로 한 복선을 촘촘하게 쌓아왔다. 이제부터는 중종 이역의 역모와 왕권을 지키려는 연산의 폭주를 그리며 전개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여러 겹의 레이어를 쌓아 기초 공사를 탄탄하게 다져놓은 만큼, 본격적인 스토리와 멜로가 전개된다면 상당한 폭발력을 낼 수 있다.
'7일의 왕비'는 과연 꼴찌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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