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잘 할 때가 됐다."
'오래된 유망주' 넥센 히어로즈 장영석이 한여름에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23일 kt 위즈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에 결승타까지 치며 주인공이 된 장영석은 25일 LG 트윈스전에서도 4타수 2안타(1홈런)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9년 이후 7년만에 홈런 손맛을 봤고, 2경기 연속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009년 당시 서울 히어로즈의 2차 1번으로 입단했던 장영석은 청소년 대표팀 출신 대형 유망주였다. 하지만 좀처럼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0년 1군 64경기 출전 이후 점점 경기수가 줄어들었다. 또 넥센에는 '홈런왕' 박병호를 비롯해 쉽게 넘기 힘든 거포 1루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기회를 못얻었다.
장영석의 활약에 장정석 감독도 활짝 웃었다. 장 감독은 2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장영석을 6번 타자로 배치했다. 8번에서 2계단 점프했다. 운영팀장 시절부터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봐왔기 때문에 지금의 활약이 더 반갑다. 장 감독은 "주목받고 들어왔던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투수로 전향했던 시기도 있고, 우여곡절이 있었다. 청소년 대표팀 중심 타자를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원래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돌아봤다.
이어 "기회를 못 잡았을 뿐이지만, 그동안은 장영석 스스로 기회를 잡으려는 간절함이 조금 없었던 부분도 있다. 이제는 스스로 내려놓고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 역시 이번에는 2군에서 준비가 잘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기회를 줬는데 잘해주고 있다"며 칭찬했다.
장정석 감독은 또 "타격코치가 장영석을 붙잡고,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멘탈적인 코칭을 많이 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제 잘 할 때가 됐다"며 웃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장영석은 지금 자신에게 온 기회를 어떻게 붙잡을까.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