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는 끝? 넥센 히어로즈 제이크 브리검이 이제는 불안감을 떨쳐냈다.
브리검은 최근 2경기 연속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 지난 19일 리그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KIA 타이거즈 타선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후반기 첫 3연전을 KIA와 치렀던 넥센은 3일 연속 팽팽한 접전을 펼쳤지만 1승 2패에 그쳤다. 그 1승이 바로 브리검이 등판한 경기에서 건졌다.
다음 등판인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브리검의 투구가 빛났다. 초반 LG 타자들을 빠르게 요리하며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간 브리검은 6⅔이닝 5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LG도 최근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기세가 뜨거운 팀이었지만, 브리검이 예리한 공끝을 앞세워 승리를 잡았다. 3위 진입까지 노리는 넥센의 상승세에 브리검의 호투까지 보태지며 분위기를 확실히 탔다.
지난 5월 KBO 입성 후 6승. 이제는 브리검에 대한 신뢰도가 쌓인 모습이다. 초반에는 불안감이 컸다. 션 오설리반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브리검은 화려한 마이너리그 기록도 없고, 선발 경험이 많은 스타일도 아니라 우려를 낳았다. 상대팀들에게 어느정도 분석을 당한 이후 부진한 시기도 있었지만, 커브와 커터 등 떨어지는 공들의 릴리스포인트를 점검하고 장점 극대화에 나서면서 다시 안정세로 들어섰다.
지금 브리검을 보면 2014년 트래비스 밴와트가 떠오른다. 밴와트는 당시 SK 와이번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후반기에 등장해 11경기에서 9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밴와트와 브리검 모두 정직한 직구보다 끝이 지저분하게 떨어지는 컷 패스트볼 유형의 공을 던진다. 또 장신에서 내리꽂는 투구폼도 비슷하다.
무엇보다 대체 선수로 들어와 팀 선발 로테이션에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 가장 비슷한 점이다. 밴와트는 2014년 SK가 후반기 막판 뒷심을 발휘해 정규 시즌을 5위로 마치는데 공헌했다.
브리검도 흔들리던 넥센의 선발진을 잡아주고 있다. 넥센은 지금 확실한 1선발을 꼽기가 힘들다. 이제 불혹을 바라보는 앤디 밴헤켄도 전성기만큼의 위력은 아니고, 국내 선발 투수들은 아직 안정감이 더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브리검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만약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한다면, 브리검이 중심이 돼야 마운드 운영에 계산이 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