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김경문 감독님에게 따뜻한 마음을 배웠으니, 앞으로 저도 그런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NC 다이노스 이호준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전은 이호준의 마지막 홈 경기다. 아직 NC의 경기가 더 남아있지만, 홈 마산구장에서 뛰는 이호준의 모습은 이날 마지막으로 볼 수 있다. NC 구단도 은퇴식을 준비했고, 팬들은 일찍부터 이호준의 마지막 홈 경기를 보기 위해 모여 야구장 주변이 북적였다.
이호준은 "최근들어 은퇴를 어느정도 실감은 하고 있었지만, 아직 슬픈 마음이 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오늘 아버지를 비롯해 가족들, 지인들이 50여분 정도 오신다"며 밝게 웃었다.
NC는 아직 최종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롯데가 마지막 경기에서 진다면 3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비록 적은 확률일지라도 일단은 무조건 이겨야하기 때문에 야구장에는 비장감까지 감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이호준을 29일 30일 넥센과의 2연전에서 4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이호준은 이에 응답하듯 29일 경기에서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호준도 경기전 라인업을 보고 감독님의 뜻을 알아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호준을 감동하게 한 것은 경기전 김경문 감독이 건넨 편지와 선물이었다. 작은 케이스 안에 이호준의 배번인 27번이 새겨진 순금 목걸이가 담겨있었고, 김경문 감독이 직접 쓴 손편지가 함께 놓여있었다.
이호준은 "감독님이 내게 선물을 주시면서 '5년전 네가 처음 올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마지막이라 아쉬다. 고생 많았고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선물도 선물이지만, 직접 쓰신 편지를 받고 눈물이 울컥 했다. 그동안의 야구 인생에서 감독님에게 편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문 감독님께 받은 선물은 이번이 세번째다. 편지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감독님이 쓰신 글을 보고 정말 마음이 따뜻해졌다"며 감격했다.
이호준은 또 "아시다시피 끝까지 싸워야하는 팀 상황을 알고 있는데 4번타자로 내세워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마지막까지 배려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의 따뜻한 마음을 배웠으니, 나도 따뜻한 마음을 배워서 잊지 않고 지도자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