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나이츠는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19일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경기를 앞둔 SK 문경은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틀전인 17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경기에서 부상당한 김선형 때문이다.
김선형은 레이업슛을 하고 내려오는 도중 오른 발목이 접질렸다. 발목이 돌아가면서 피부가 찢어지며 피까지 흘렸다. 곧바로 서울로 올라와 우측 발목 외측 인대 파열과 종골 일부 골절 진단을 받고 18일 오전 5시에 긴급 수술을 받았다. 병원측에선 치료와 재활에 약 3개월을 예상했다.
문 감독은 "일단 3개월이라고 해도 선형이는 지그재그로 많이 뛰는 스타일이라 더 걸릴지도 모른다"라며 "돌아오는 것도 돌아오는 거지만 혹시나 발목쪽에 트라우마를 갖지 않을지 모르겠다"라고 걱정했다.
팀의 주축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하다보니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고. 문 감독은 "어제 훈련을 하러 나갔는데 선수들 분위기가 영 아니었다. 그래서 똘똘 뭉치자고만 얘기하고 가볍게 훈련을 하고 끝냈다"면서 "코칭스태프도 맘이 무거운게 사실이다"라고 했다.
김선형의 부상을 직접 봤기 때문에 얼마나 큰 부상인지 아는데도 김선형은 오히려 위로를 하더란다. "선형이가 응급 치료를 받고 짐을 가지러 버스에 왔는데 나를 보고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는 문 감독은 "서울로 올라와 선형이 수술이 끝났다는 전화를 받을 때까지 거의 잠을 못잤다"라고 했다.
김선형이 건강하게 돌아올 때까지는 그가 없이 시즌을 치러야하는 상황. 주전 가드가 부상당했다고 해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문 감독은 "1라운드에 상대팀에게 보여주는 이미지가 시즌을 치르는데 중요하다. 김선형이 없어도 세다는 인상을 줘야한다"라고 했다.
특히 이날 상대는 함께 2연승 중인 현주엽 감독의 LG. 문 감독은 "LG가 국내 선수들이 좋지만 새로온 외국인 선수와의 조화가 중요한데 현주엽 감독이 잘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선형이 빠진 SK는 독기를 품고 나왔다. 초반 기싸움에서 최준용 김민수 헤인즈 변기훈의 3점포가 5개나 터지면서 야투율이 떨어진 LG에 크게 앞섰다. 1쿼터를 27-16으로 앞선 SK는 2쿼터 중반 김시래와 조성민의 3점포가 터지며 5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헤인즈와 정재홍의 3점포 등이 적절한 시점에서 나오면서 다시 분위기를 가져갔다.
LG가 분위기를 끌어오기 위해 애를 썼지만 SK엔 해결사 헤인즈가 있었다. 속공에서 투핸드 덩크로 분위기를 띄우고,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직접 공격에 나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종료 3분여를 남기고 김민수의 3점포가 터지며 77-60, 17점차까지 벌어지며 승부가 사실상 갈렸다. 86대70으로 SK가 승리하며 개막 3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안양에선 안양 KGC 인삼공사가 4쿼터에 몰아치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를 94대81로 누르고 개막전 패배 후 2연승을 달렸다. 잠실학생=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