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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신태용호, 11월 A매치 2연전 명단 윤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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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A대표팀 감독의 지난 4개월, 고난의 연속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받은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달 뿐이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향한 사선에 서기 위한 준비 기간으론 턱없이 부족했다.

슈틸리케호 수석코치 경험이 있지만 코치와 감독의 무게감은 천지차이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비로 반년 간 A대표팀과 멀어졌던 신 감독에겐 '제로베이스'로부터의 출발이었다. 부지런히 전력을 끌어 모았지만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잇달아 무승부에 그쳤다. 본선행이라는 목표는 완수했지만 그에게 쏟아진 건 박수가 아닌 질타였다. 우즈벡전 뒤 불아온 '히딩크 광풍' 속에 헤매던 10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는 K리그 배려 차원에서 전원 해외파 구성이라는 '반쪽짜리'로 출범했다가 연패를 당했다. 일부 팬들이 쫓아나와 신 감독을 비난하는 통에 공항이 아닌 축구협회로 건너와 기자회견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신 감독은 "11월부터 좀더 진취적인 모습, 월드컵 중심 되는 선수, 조직력을 바탕으로 6월 러시아월드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가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신 감독이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콜롬비아(10일·수원), 세르비아(14일·울산)와의 2연전에 나설 소집명단을 발표한다. 이번에도 구성은 쉽지 않다. 최종예선 2경기서 두각을 드러냈던 센터백 김민재(전북 현대)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윙백 전환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던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역시 무릎부상으로 소집 여부가 불투명하다. 10월 2연전에 합류했던 윤석영(가시와) 황의조(감바 오사카) 역시 부상으로 이번 소집명단에서 빠진다.

하지만 넋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11월 A매치부터 신태용호는 '본선 체제'다. 국내외 멤버를 모두 추려 가질 수 있는 평가전은 이번 11월과 내년 3월이 전부다. 국제축구연맹(FIFA) 소집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12월 동아시안컵은 K리거와 일본, 중국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축이다. 신 감독은 10월 원정 2연전서 해외파 공격수들을 어느 정도 추려냈다. 신 감독은 "11월부터는 월드컵 나갈 선수들로 어느 정도 틀을 다지고 기본 주축을 만들어서 조직력과 선수들이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유럽 원정을 마친 뒤 현지에서 물색한 전술, 체력코치가 이번 평가전에서 합류하면 본격적인 담금질이 시작될 전망이다.

호재도 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8일(한국시각) 맨유전에서 선발 원톱으로 나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앞선 리버풀전에서 시즌 1호골을 신고한데 이어 웨스트햄과의 리그컵에서 2도움을 작성하는 등 잃었던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무릎 수술 뒤 한동안 부진했던 기성용 역시 활발한 움직임으로 소속팀 스완지시티에서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공격이 양대 축인 두 선수의 부활은 신 감독 입장에선 고무적이다.

10월 원정 2연전에 제외됐던 K리거들도 다시 합류한다. 통산 200호골 기록을 눈앞에 둔 베테랑 이동국을 비롯해 김진수 최철순 이재성(이상 전북 현대) 염기훈(수원 삼성) 등 최근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새로운 해외파 합류도 점쳐진다. 최근 프랑스 리그1 트루아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석현준은 공격라인에서 시험대에 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최근 팀 훈련에 복귀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백승호(지로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도 후보군에 꼽힌다.

A대표팀은 내달 6일 수원 라마다호텔에 소집된 뒤 첫판인 콜롬비아전을 준비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