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 파이터스)가 미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general managers meetings)을 준비중인 각 구단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ML winter meetings)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단장 미팅은 오는 14~17일(이하 한국시각) 4일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된다. 이 미팅에는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의 네즈 발레로도 참석한다는 소식이다. 발레로는 오타니 포스팅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만나 계약조건과 입찰 규모 등 분위기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A 다저스도 오타니측과 접촉한다는 계획이다. LA 타임스는 13일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이끄는 다저스가 오타니를 주시하며 단장 미팅에 참가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사를 쓴 앤디 맥컬로 기자는 '다저스는 지난 29년간 우승을 하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한 첫 번째 행보로 단장 미팅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모니터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이전트 발레로를 만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맥컬로는 '니혼햄 구단과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들 대부분이 포스팅에 참여할 듯하다'면서 '다저스는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오타니 영입 경쟁의 중심 세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른바 빅마켓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에 적극 나선다는 것은 선발진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하면 된다. 다저스는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FA가 된 다르빗슈 유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르빗슈는 다저스에 남기를 희망하지만, 월드시리즈에서 실망스러운 피칭을 까닭으로 효용가치가 떨어졌다고 구단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맥컬로는 '다저스는 이번 겨울 선발투수 1명에게 1억달러를 투자하면서까지 데려올 마음은 없는 것 같다. 따라서 다르빗슈가 다저스에 남기를 원한다면 시장 가격 이하의 계약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맥컬로는 '2015년 사이영상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에 대해서도 다저스는 큰 관심이 없다'면서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알렉스 우드, 류현진, 마에다 겐타, 브랜든 맥카시, 로스 스트리플링, 브록 스튜어트, 스캇 카즈미어, 훌리오 유리아스 등 선발투수들이 충분함에도 다저스는 선발투수 비축을 위해 이번에도 시장을 탐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그 중심 선수가 오타니라는 의미다. 오타니는 포스팅 절차를 통해 구단을 선택하게 되는데, 포스팅 비가 최대 2000만달러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많은 구단들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오티니 입장에서는 2000만달러를 적어낸 복수의 구단들과 협상을 진행하면 된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 겸업을 희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내셔널리그보다는 아메리칸리그 팀과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나돌고 있다. 메이저리그 노사단체협약 상 25세 미만 외국 선수는 반드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값 자체를 놓고 오타니가 구단간 저울질을 할 상황은 아니다.
결국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환경을 갖춘 팀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승 전력, 지역적 호감도에서 다저스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