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양세종이 SBS 월화극 '사랑의 온도'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사랑의 온도'는 온라인 채팅으로 시작해 현실에서 만나게 된 드라마 작가 지망생 '제인'과 프렌치 셰프를 꿈꾸는 '착한 스프' 그리고 다양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피상적인 관계에 길들여져 있는 청춘들의 사랑과 관계를 그린 드라마다. 양세종은 극중 온정선 역을 맡아 열연했다.
"대본이 좋았다. 일상 사람들의 얘기인 것 같았고 각자 가진 온도가 달라서 좋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캐릭터의 온도나 성격이 다양하고 입체적이라 좋았다."
양세종은 SBS 월화극 '사랑의 온도'에서 온정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온정선은 첫 눈에 반한 이현수(서현진)에게 올인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헤어지고, 5년 만에 그와 재회해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인물. 양세종은 거침없는 직진 연하남의 매력을 뽐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생각보다 굉장히 빨리 지나간 것 같다. 그만큼 작품에 굉장히 집중했던 것 같다. 섭섭하진 않다. 두 작품을 연달아 해서 드라마가 끝나는 날 완전히 세종이로 돌아오고 싶어서 작품에 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와서 못 먹은 음식도 많이 먹고 싶었다. 드라마 촬영 중에는 식단 관리를 해야 하니까 촬영이 끝나는 날 와인을 2~3병 마셨다. 아직 캐릭터에서 빠져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원래 혼자 있는 걸 훨씬 좋아하는 편인데 사람들을 일부러 많이 만났다. 무슨 얘기든 하려고 했다. 사실 촬영이 끝나면 하루종일 잠만 자야지 했는데 아침에 눈이 떠지더라. 눈 뜨자마자 나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시간 되는 분들에게 연락해서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음악 듣고 걸었다. 내 유일한 취미가 가장 편한 옷을 입고 이어폰을 끼고 새벽에 사람이 없을 때 무조건 걷는 거다."
양세종과 서현진의 달달한 케미에 힘입어 '사랑의 온도'는 9월 18일 7.1%, 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11.2%까지 시청률이 상승하며 월화극 왕좌를 지켰다.
"서현진 선배님은 너무 좋았다. 상대를 편하게 해주시고 성격도 외모도 예쁘시고 연기도 최고다. 촬영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다 보니까 더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름다운 분이다."
양세종의 온정선은 꽤나 독특한 캐릭터였다. 말투부터 독특했고 셰프라는 직업 또한 특이성이 있었다.
"대본에 충실한 편이다. 외적인 접근보다는 계속 대본을 본다. 언제든 어디서든 계속 대본을 본다. 드라마 촬영 전에는 항상 대본을 가지고 다니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 본다.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 말투나 이런 걸 잡지는 않았다. 본질이 무엇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요리도 배웠다. 자문을 해주신 장진모 셰프님에게 시간 날 때 배웠다. 스테이크 해물볶음밥 등을 미리 배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감당이 안될 것 같았다. 내가 다 하진 않았지만 건드리지 못하는 영역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는 요리는 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와인을 마셨다. 몇 병을 마셨는지 모르겠다."
온정선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트라우마가 있는 캐릭터였다. 그 트라우마를 감추고자 언제나 온화하게 웃는 얼굴로 속내를 감추고 이현수에게도 기대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감정을 표출시키며 주먹을 날리는 신은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사람은 누구나 트라우마가 있지 않나. 해경이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도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머니한테 튀어나왔다. 나 또한 그런 거였다. 나는 촬영장에 가면 정선이라고 주문처럼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집에 와서도 양세종으로 돌아오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에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캐릭터만 생각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냥 일상에서는 양세종으로 살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 촬영장에 가니 연기가 안되더라. 그래서 그냥 일상에서도 캐릭터로 살고자 한다. 이번 작품을 할 때도 일부러 밝은 음악을 엄청 많이 들었다. 정선이는 파란 마음을 갖고 싶은 아이지 실제 그런 아이는 아니다. 그래서 일부러 억지로 사이클을 정해놓고 파란 마음을 갖고 싶어 하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걸 사람들에게 티내기 싫어했다. 양세종은 하는데 대부분 안에 있는 결함과 결핍을 표현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나. 정선이는 그런 아이였다."
어쨌든 '사랑의 온도'는 온정선과 이현수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뭘까.
"결말은 만족한다. 대본에 온전히 집중하는 편이다. 양세종이 살면서 계속 되새겨질 것 같은 말이 바로 '우선순위'다. '인생에는 우선순위라는 말이 있다'는 말이 계속 맴돌더라. 나에게 있어 가장 우선 순위는 어머니다. 극중 어머니라도 사랑할 것 같다. 나를 낳아주신 분이고 극중 영미도 아픔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보듬어 주고 시간도 많이 보낼 것 같다. 워낙 충동적인 타입이라 그 말이 마음에 많이 오나보다. 그 말을 떠올리면 제어가 된다. 뭔가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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