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현실감'과 '공감' 두 가지를 잡으면 드라마가 살아날 것이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오피스 드라마' 두 편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4일, 새로운 월화극 전쟁의 2차전이 펼쳐진다.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한설희 극본, 정형건 연출, 이하 막영애16)과 KBS2 '저글러스 : 비서들'(조용해 극본, 김정현 연출)이 등판 준비를 마쳤기 때문. 한 주 앞서 방송돼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SBS '의문의 일승', 그리고 MBC '투깝스' 사이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이뤄낼 수 있을까.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사무실을 배경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는 것. '막영애16'의 배경은 광고대행사고 '저글러스'의 배경은 비서실이다. 10년의 역사와 16시즌의 전통을 자랑하는 '막영애16'과 '직장의 신'과 '김과장' 등을 성공시키며 오피스물의 명가로 자리 잡고 있는 KBS의 새 작품 '저글러스' 중 먼저 웃는 작품은 누가 될지도 드라마판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가 됐다.
◆ "영애, 이번엔 결혼합니다" 강력 스포일러 날린 '막영애16'
그동안 '막영애'는 영애가 연하남과 결혼을 할 것인지 혹은 못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궁금증을 유발해온 작품. 평범한 여성인 이영애(김현숙)가 연하의 훈남, 그리고 자신만을 바라보는 남자들과 연애를 이어가며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오피스물 위에 양념처럼 뿌려졌었다. 15개의 시즌 동안 '영애 결혼'이라는 떡밥이 이어지고 또 이어졌던 '막영애'가 이번엔 진짜 칼을 뽑아들었다. 드디어 이영애가 작은 사장, 이승준과 결혼에 골인하는 것. 이와 동시에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제까지 생겨나며 일명 '제2막'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을 풀어갈 수 있게 됐다.
대형 스포일러인 '영애 결혼'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미리 알린 정형건 PD는 "영애가 유부녀가 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인간관계와 변화된 환경에서 보여지는 에피소드들을 주로 다룰 예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영애의 감정 변화를 밀도 있게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애가 결혼, 임신의 과정을 거치며 겪게 되는 감정 변화들이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공감을 선사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에피소드들도 등장할 예정. 낙원사에서 지성사로 상호명을 바꾸고 새로운 사무실에서 다시 출발하게 될 지성사 식구들의 이야기가 공감을 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번 인생이 편하지 않은 라미란이 지성사에서 '디자인 아르바이트'로 활약하게 되며 대리와 과장의 직급이 뒤바뀐 이야기 등 우리 주변에 꼭 있을 것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또다시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 '오피스물' 명가의 새로운 작품, '저글러스 : 비서들'
'저글러스'는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관계역전 로맨스'를 펼치는 드라마다. 이미 재밌는 대본으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저글러스'이기에 시청자들에게도 그 기대감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이 흥미로운 작품은 오피스와 로맨스를 적절히 섞으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배우들의 라인업은 최상이다. 친근한 생활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던 백진희가 주연으로 등장하며 코믹 연기와 생활연기, 또 그걸 넘어서는 다양한 모습들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던 최다니엘이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저글러스'를 선택했다. 고심한 흔적이 느껴지는 선택이기에 더 기대가 쏠리는 것도 당연지사. 여기에 5년만에 드라마에 컴백하는 강혜정의 선택이 더해지니 식상함보다는 신선함이 남았다.
게다가 주제가 신선하다. 그동안 사장님의 이야기, 대표님의 이야기, 혹은 실장님의 이야기에서 끝났던 오피스물이었는데 이번엔 비서를 전면에 끌어왔다. 어딘가 화면 옆에 걸려 있던 '그 사람'을 화면 정중앙에 세우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김정현 PD는 "(비서들이) 드라마에서 보여줄 만큼 많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 또래 직장인들이 많이 힘든데 '저글러스'들이 하는 통쾌한 이야기로 대리만족 하시며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저글러스'는 악역이 없는 드라마. 현실감 있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다루겠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직장 내 음모 같은 이야기들은 담지 않았지만, 상사와 비서의 사랑이야기가 담겨 신선함을 전달할 예정이라는 각오니 한겨울에 따뜻하게 펼쳐질 러브스토리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오피스'와 '사랑'을 다룰 드라마로 출격 준비를 마쳤다. 두 드라마의 승부처는 '공감'과 '현실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월화극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최강자가 누굴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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