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빨랐다. 몇몇 팀이 고민하고 있을 때 먼저 움직였다.
6년간 함께 했던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 대신 롯데 자이언츠와 결별한 조쉬 린드블럼을 데리고 왔다. 삼성 라이온즈나 kt 위즈 등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가 필요한 팀이 있었음에도 두산은 린드블럼과 빠르게 계약을 성사시켰다.
린드블럼을 데려온 팀이 두산이라는 점, 6년간 에이스였던 더스틴 니퍼트와 이별하면서까지 영입했다는 것은 시사점이 크다. 두산이 다른 팀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를 잘 쓰는 팀 중 하나였고 성공한 케이스도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다니엘 리오스와 게리 레스다. 리오스는 두산이 전병두와 트레이드를 한 희귀한 케이스.
KIA에서 뛰며 2004년엔 17승으로 다승왕까지 올랐던 리오스는 2005년 KIA에서 6승10패, 평균자책점 5.23에 그치며 퇴출이 확정됐었다. 두산은 큰 잠실구장에서는 리오스가 통한다고 생각해 영입하기로 했고, 전병두를 주면서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리오스는 두산으로 이적한 뒤 9승을 챙겨 그해 15승을 기록했다.
2006년엔 12승(16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뒤 2007년엔 22승5패, 평균자책점 2.07을 기록하며 다승왕과 함께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게리 레스도 KIA에서 데려왔다. 2001년 KIA에서 7승9패, 평균자책점 4.34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던 레스는 2002년 두산으로 이적한 뒤 16승8패,평균자책점 3.87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였다. 2004년에도 17승8패를 기록하며 '재활용'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레스와 리오스는 두산에서의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일본무대까지 진출했었다.
두산은 당시 리오스와 레스가 작은 광주구장에서는 좋지 않았지만 큰 잠실구장에서는 충분히 통한다는 평가를 했었고, 그 평가가 맞아 떨어졌다.
이번 린드블럼 역시 마찬가지다. 린드블럼은 홈런이 많았다. 2015년 롯데에서 32경기서 13승을 거뒀지만 28개의 홈런을 맞았고, 2016년엔 30경기서 28개의 홈런을 내줬다. 올해는 시즌 중반 돌아와 12경기를 뛰었는데 홈런을 10개 허용했다. 32경기서 17개의 홈런을 내준 양현종이나 30경기서 21개를 맞은 헥터 등 수준급 투수들에 비해 피홈런이 많다.
두산은 린드블럼이 잠실에서 더 많이 뛰게 되면 피홈런이 줄고 심리적으로도 홈런에 대한 공포감이 줄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두산이 데려온 '재활용' 외국인 선수 중엔 실패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린드블럼이 올해에도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던 투수였기에 잠실에서 더 좋은 피칭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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