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급기야 5%의 벽을 넘었다. 무려 11년 전 작품인 '하얀거탑'이.
MBC는 지난 22일부터 UHD(초고화질) 리마스터링을 거친 '하얀거탑'(이기원 극본, 안판석 연출)을 새롭게 방영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방송됐던 작품으로 방송 당시에도 시청자들에게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기에 리마스터링을 통해 재송출하는 것이 의미가 깊었지만, 이 방송이 결정된 계기에는 총파업의 여파로 인해 '정상 편성이 불가능'했던 방송사 내부 사정도 있었다. 다만, 당시에도 명작으로 손꼽혔던 작품을 송출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자존심은 챙길 수 있었다.
처음 '하얀거탑'이 다시 전파를 탄다고 했을 때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명작임은 분명하지만, 이미 결말까지 전부 공개된 작품을 프라임 시간대에 다시 편성하는 것의 의미가 있겠느냐는 반응이었는데, 오히려 MBC는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열을 올렸다. 그리고 공개된 첫 회부터 '하얀거탑'은 기존 방송되던 MBC 신작 드라마들의 시청률을 가뿐히 넘어섰다. 첫날 방송의 경우 1회와 2회가 4.3%와 4.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당시 수목극으로 방송 중이던 '로봇이 아니야'의 2~3%대 시청률을 가볍게 넘겼다.
아무리 '하얀거탑'이라도 5%의 벽을 넘어설까 싶었는데 이번엔 5% 시청률을 달성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하얀거탑' 7회와 8회는 4.4%와 5.0% 시청률을 기록했다. 신작 드라마인 KBS2 '라디오 로맨스'가 같은 날 5.2%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생각했을 때 사실상 승자는 '하얀거탑'이라는 얘기도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들 중 10% 시청률을 가뿐히 넘기는 드라마는 SBS 수목드라마 '리턴' 하나 뿐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하얀거탑'이야말로 '의문의 일승'을 거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의드의 기준'으로 손꼽히는 '하얀거탑'은 러브라인 없는 의학 드라마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다시금 환영 받고 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들이 기본적인 '러브라인 클리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으로 보아 '하얀거탑' 같은 장르물을 기다린 시청자들의 마음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김명민과 이선균, 김창완, 차인표, 이정길 등 명배우들이 연기 경쟁을 벌이고 거기에 세련된 전개를 보여주고 있으니 오히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 보다 11년 전 작품인 '하얀거탑'이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시청자들의 평도 씁쓸하게 들려온다.
'하얀거탑'은 이번주부터 월, 화, 수, 목 방송을 예고하고 있다. 초반 이를 준비하던 MBC의 입장에선 제 살을 깎아먹는 일이었지만, 방송이 송출된 후에는 오히려 살을 채우고 있는 모양새다. 벌써 5% 고지를 넘긴 '하얀거탑'이 신작 드라마들의 자존심을 더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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