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지만 말라고 했는데…. 너무 벅차다"
'깜짝 은메달의 주인공' 차민규의 부모님은 말을 잇지 못했다. 차민규는 19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펼쳐진 평창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34초 42의 올림픽 신기록와 함께 전체 2위에 올랐다. 은메달 쾌거를 썼다.
절대 강자가 없는 500m는 격전지였다. 차민규는 14조 아웃코스에서 캐나다의 길모어 주니오와 격돌했다. 첫 100m를 9초 63, 500m 구간을 올림픽신기록 34초42로 통과했다. 중간순위 1위에 우뚝 섰다. 이후 18조까지 4조가 남았다. 팬들은 피가 마르는 간절한 기분으로 메달을 기다렸다. 단 3조만을 남겨둔 상황, 16조의 노르웨이의 하버드 로렌첸이 34초41 역시 올림픽 신기록으로 차민규를 앞섰다. 그러나 더 이상은 차민규를 앞설 사람이 없었다.
차민규의 아버지 차성남씨는 "너무 좋다"고 웃었다. 어머니 최옥경씨는 "너무 벅차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 씨는 "좋은 꿈을 꾸지는 않았다. 너무 힘들었다. 나름 열심히 응원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들었는데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차민규는 4년전 소치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을 앞두고 오른 발목 인대를 심하게 다쳤다. 올림픽의 꿈을 접어야 했다. TV로 올림픽을 지켜보며 와신상담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목표 삼았다.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는 없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뜨거운 땀방울을 흘려왔다. 최 씨는 "민규가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고생 많이 했다. 소치올림픽 20일을 앞두고 인대가 끊어져서 너무 좌절했다. 그래도 잘 버텼다. 오늘처럼 좋은 성적 내고 감사하다. 항상 출전하거나 이러면 다치지만 말라고 했는데, 이런 날이 올줄 몰랐다"며 "사실 너무 늦었다. 쇼트트랙 탈때는 안다쳤는데, 스피드 타면서 다쳤다. 원래 쇼트하면서 다치는데 스피드 타면서 다쳐서 더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최 씨는 "지금도 재활을 한다. 4년 뒤는 아직 생각하기 어렵다. 나이도 있고 해서 걱정"이라며 웃었다.
박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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