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배성우가 영화 '안시성'과 극중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사극 블록버스터 영화 '안시성'(김광식 감독, 영화사 수작·스튜디오앤뉴 제작). 극중 안시성의 듬직한 부관 추수지 역의 배성우가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신스틸러를 넘어 관객과 감독들에게 충무로에서 가장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성우. '잘 되는 영화에는 배성우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화 '꾼'(2017), '더 킹'(2017), '내부자들'(2015), '베테랑'(2015), '뷰티 인사이드'(2015) 등 최고의 화제작의 연이어 출연해 단 한번도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여 왔다.
그런 그가 초대형 사극 블록버스터 '안시성'에서는 우직하게 성주 양만춘(조인성)을 지키는 부관 추수지 역을 맡아 또 다시 '배우 배성우'의 가치를 입증했다. 묵직한 창을 이용한 고난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하면서 우직하고 충섬심으로 똘똘 뭉친 추수지를 매력적으로 완성시키며 액션이면 액션, 드라마면 드라마, 감정이면 감정까지 모두소화 가능한 전천후 배우임을 확인시켰다.
이날 배성우는 전형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주인공의 오른팔 역을 전형적이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으로 그려낸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지금 생각해보면 추수지라는 인물을 조금더 전형적으로 연기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연기와 영화라는 게 정답이 없으니까"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저에게 추수지 역할을 주신 것은 이 배우라면 덜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전형적인 모습을 원하셨으면 정말 싸움을 잘하는 장수의 이미지가 명확한 배우를 기용하셨을 테니까"며 "이런 부분에 관련된 고민을 저 뿐만 아니라 (조)인성이도 많이 했다. 어떤 방법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게 더 효과적이고 좋을지를. 결국 우리가 찾은 방법은 우리가 이 역할을 맡게 된 이상 우리와 또 캐리터의 이미지, 양쪽에 모두 부합하는 지점을 찾아 그 이미지를 만들어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사실 대본은 조금더 전형적인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안시성'은 전쟁신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고 또 그 전쟁신으로 승부를 봐야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대사 같은 건 약간은 전형적이고 신선하지 않은 느낌을 주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대본에서 아주 동떨어지지 않은 선에서 조금더 자연스럽고 정말 우리가 쓸 법한, 쓸 수 있을 법한 말로 바꾼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배성우는 극중 당나라와 '안시성'의 전투를 독특한 비유로 설명했다. 그는 "당나라 군대는 갑옷도 화려하고 병사의 숫자도 압도적으로 많고 철저하게 훈련받은 느낌이다. 반면에 우리 '안시성'의 군대는, 뭘랄까. 동네 소박한 양아치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그는 "고구려인들이 굉장히 호전적이고 강하며 기본적으로 침략자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민족이라고 들었다. 영화를 보면 자기네들 끼리도 싸우는 장면이 있지 않나. 그런 고구려인들의 호전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핍박과 아픔과 슬픔에 찌들다 이거 싸워서 이기자는 기존의 전쟁 영화의 느낌을 벗어나서, 덩치 크고 센 애들이 가만있는 양아치 건들였다가 제대로 피본 느낌이 났으면 했다. 동물들도 보면 사자나 호랑이만 무서운 게 아니라 벌꿀오소리 이런 애들이 진짜 화나면 무서운 것처럼"고 덧붙였다.배성우는 그중 갑옷 의상에 대해 "갑옷을 입으면 저절로 '벌크업'이 된다. 그 갑옷이 무려 20kg이나 된다. 영화를 찍다보니까 살이 나도 모르게 빠지더라. 액션을 하려면 날렵하게 해야하는데 갑옷이 무거워서 정말 힘들었다. 한 여름에는 가뜩이나 통가발을 써서 엄청나게 더운데 거기다가 그 두꺼운 갑옷을 입으니 정말 땀이 뚝뚝 떨어진다. 반대로 겨울에는 갑옷이 방한이 전혀 되지 않아서 고생했다. 될 수 있는 한 갑옷 안에 옷을 껴입으려 했지만, 갑옷이 너무 크다보니 대기할 때도 그 위에 패딩 같은 걸 입을 수가 없었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힘든 건 '갑옷이 아닌 날씨'였다며 "날씨 때문에 가장 힘들고 고생했다.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춥고. 그리고 전투신에서 먼지가 계속 날려야 되는데, 실제로 먼지를 만들어서 뿌렸다. 전투에 따라 황토를 뿌리기도 하고, 숯가루를 뿌리기도 하고 황토와 숯가룩을 섞어서 뿌리기도 했다. 거기에 실제 강원도 사람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극중 묵직한 창 액션을 멋지게 소화한 배성우. 그는 "저는 스스로 액션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워낙에 멋지게 소화하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오히려 대역을 썼다면 더 멋있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쑥쓰러워 하며 "영화 속에서 액션은 전부 내가 직접 소화했다. 하지만 칼이 아닌 '창'을 이용한 액션을 한 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나 만화를 보면 창 애션이 정말 멋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맣했다.
한편, '안시성'은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찌라시: 위험한 소문'(2013) 등은 연출한 김광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설현, 박병은, 오대환, 정은채 등이 출연한다. 9월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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