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은 가장 흔히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주로 생긴다.
이런 노년기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의 가벼운 증상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언어 구사, 판단 등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엔 일상생활 기능을 거의 모두 상실하게 된다.
40~50대에 발병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환자도 없진 않다. 하지만 고령일수록 발병 위험이 훨씬 더 커지는 게 알츠하이머의 특징이다.
이처럼 고령자가 알츠하이머병에 더 쉽게 걸리는 이유를 독일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나이가 들면 원인 물질 중 하나로 추정되는 타우 단백질이 뇌 조직에 더 빨리 퍼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독일의 '퇴행성 신경질환 센터(DZNE)'와 미국의 하버드대 의대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를 주도한 DZNE의 주자네 베크만 박사와 하버드대 의대의 브래들리 하이먼 신경학과 교수는 최근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보고서를 발표했다.
8일(현지시간) 온라인(링크[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7/d-gc-iwo070819.php])에 공개된 연구개요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발병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tau protein)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신경반)가 뇌세포에 과도히 침적하거나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로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s)이 급격히 늘어나면 알츠하이머병이 생긴다고 한다.
이번에 연구팀은, 타우 단백질의 확산이 노화와 연관돼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단백질은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부위에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병세가 악화되면 점차 뇌의 다른 부위로 퍼진다.
바이러스 입자를 유전자 매개체(gene vector)로 이용해, 인간의 타우 단백질 유전자를 생쥐의 뇌에 주입했더니 각 세포에서 타우 단백질을 만들기 시작했다.
12주가 지난 뒤 타우 단백질이 처음 생성된 위치로부터 얼마나 멀리 이동했는지 측정한 결과, 늙은 생쥐의 뇌에서 생성된 타우 단백질의 확산 속도가 어린 생쥐에서 생성된 것보다 두 배가량 빨랐다.
건강한 상태의 타우 단백질이 수액에 녹은 형태로 뇌의 모든 신경세포(뉴런)에 존재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면 신경섬유 매듭으로 뭉쳐지기 쉬운 병적인 형태로 변한다는 것도 새로이 밝혀졌다.
베크만 교수는 "주로 병적인 형태의 타우 단백질이 뇌세포 사이를 이동한다는 게 오래된 학설인데, 건강한 형태의 타우 단백질도 뇌 안에서 퍼질 수 있고, 나이가 들면 이 과정이 더 빨라진다는 게 입증됐다"면서 "건강한 형태의 타우 단백질도 대량으로 침적하면 뇌세포를 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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