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씨름 잘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여자씨름의 최강' 임수정(콜핑·34)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임수정은 11일 전남 영암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9년 위더스제약 추석장사씨름대회 여자부 국화급(70㎏ 이하) 결승에서 박 선(화성시청·31)을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임수정은 지난 2017년부터 3연속 '추석 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다시 한 번 장사에 오른 임수정. 그는 경기 뒤 "기쁘다"는 짧은 말만 덤덤하게 꺼내놓았다.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임수정은 개인전 4강과 결승, 여자부 단체전 준결승과 파이널 무대까지 무려 4경기나 소화했다. 그것도 불과 두 시간 남짓한 사이.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임수정은 이를 악 물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후회 없이 경기에 임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단체전은 꼭 우승하고 싶었다. 우리 팀에 신유리(29) 선수가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동료들끼리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단체전에서 우승해 상금을 선물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수정의 뜻은 이뤄졌다. 콜핑은 단체전 정상을 차지했다. 임수정은 2관왕에 올랐다.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정상에 오른 임수정. 그는 지난 2006년 씨름에 입문한 뒤 국화장사만 11차례 거머쥔 최강자다. 올해도 메이저대회 세 차례 중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7년에는 여자 천하장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임수정에게 안주란 없었다.
그는 "지금은 팀 사정상 단체전 때문에 국화급을 뛰고 있다. 하지만 천하장사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국화급으로 뛰면 체급도 차이가 있지만, 감량도 해야해서 힘든 부분이 있다. 가능하다면 내년에는 무궁화(80㎏ 이하)도 병행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임수정은 "여자부는 저변이 넓지 않다. 유소년부터 차근차근 오른 게 아니라 대부분 일반부에서 시작한다. 혹은 다른 종목에서 넘어온다. 내가 좋아하는 씨름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책임감도 생긴다.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씨름을 하고 싶다. 언젠가 은퇴할 때 '씨름 잘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임수정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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