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레바논 축구대표팀이 한국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획득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동 매체 '쿠라'(KOOORA)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주장이자 핵심 공격수 하단 마툭은 지난 10일부터 진행한 대표팀 훈련 도중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 대표팀은 한국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한국을 상대로 승점을 따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월드컵 예선 다음 라운드 진출 기회를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굉장히 어려운 상대이지만, 모든 선수가 한국전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툭은 더 구체적으로 14일 한국, 19일 북한과의 홈 2연전에서 승점 4점을 따내는 것이 레바논의 목표라고 밝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에서 FIFA랭킹이 가장 높은 한국(39위)과 비기고, 북한(115위)을 꺾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랭킹 91위)은 2승1패 승점 6점으로, 승점 7점 동률인 한국, 북한에 이어 조 3위에 위치했다. 북한을 끌어내리면 2위권 내로 진입할 수 있다.
마툭의 '바람'과는 달리, 레바논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레바논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사드 하리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는 등 정국이 불안하다. 그 여파는 축구계까지 미쳤다. 레바논 축구협회가 10월 중순 자국 리그를 잠정 중단하면서 레바논 리그에서 뛰는 대표팀 17명이 근 3주 동안 공식전을 치르지 못했다. A매치 장소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한국~북한전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레바논 당국으로부터 안전 보장에 대한 확답을 받아 예정대로 열린다.
레바논은 또한 지난 1월 2019년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왈리드 이스마일, 하이탐 파우르 등 베테랑들이 동시에 은퇴하고, 지난 6월 루마니아 출신 리비우 시오보타리우 감독을 선임하며 큰 변화를 맞이했다. 레바논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마툭이 건재하고, 힐랄 엘-헬위가 올해 A매치에서만 5골을 넣으며 주가를 높였지만, 개개인 실력에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에이스 엘-헬위는 유'이'한 유럽파인데 그가 뛰는 무대는 독일 3부, SV메펜이다. 한국에는 유럽 5대리그에 속한 선수가 4명(손흥민, 황의조, 권창훈, 이강인)이나 된다.
물론, 레바논 원정에서 세 번이나 데인 적이 있어 만전을 기해야 한다. '조광래호'는 2011년 11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 레바논에 1대2로 패하는 '베이루트 참사'를 경험했다. 2013년 6월에는 후반 추가시간 김치우의 극적인 동점골로 패배를 면했다. 2004년 10월에도 1대1 무승부를 거뒀던 한국은 2015년 9월 3대0 승리를 통해 지긋지긋한 레바논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익숙지 않은 카밀 샤문 스타디움의 잔디상태와 베이루트의 날씨, 시차, 일방적인 홈팬들의 응원 등 환경적인 요인과 의도적으로 시간을 지연하는 행위 등을 극복해야 웃을 수 있다.
1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베이스캠프에서 첫 훈련을 진행한 벤투 감독은 "레바논 원정 경기가 쉽지 않겠지만, 우리 스타일대로 경기해 승점 3점을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