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은 충격에 휩싸여 있다.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대만에 0대7로 참패했다. 선발 김광현이 무너졌고, 방망이는 침묵했고, 불펜은 추가점을 허용했다. 1패라고 해도 받은 충격은 대단하다. 총체적 난국.
가장 시급한 것은 타선을 추스르는 것이다. 이번 대회가 전반적으로 투고타저 양상이지만 한국의 답답한 타선 흐름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 중심에 4번 타자 박병호가 있다. 박병호는 올시즌 정규시즌에서는 타율 2할8푼에 33홈런 98타점을 기록했다. 당당히 홈런왕을 차지했지만 가을야구에서는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LG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타율 0.375)는 뜨거웠고, SK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는 부진(0.182),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는 만족스럽지 않았다(0.250).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더욱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쿠바와의 예선라운드에서 2안타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띌 뿐이다.
11일 미국전 2타수 무안타, 12일 대만전에서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는 침묵했다. 특히 대만전에선 1회 1사 2,3루찬스에서 외야플라이조차 날리지 못했다.
화두는 박병호의 타순 조정 여부다. 김경문 감독은 박병호의 타격 컨디션과 관계없이 그를 4번으로 중용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 부진했던 이승엽에게 계속 기회를 준 것과 오버랩된다. 이승엽은 일본과의 4강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으로 한국의 결승행을 이끈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때와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당시는 전승우승을 했다. 한 두명의 선수가 부진해도 팀이 이기면 타순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 실제로 감독들은 이긴 뒤에는 타선을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대만전 패배는 변화의 신호탄으로 볼수 있다. 경기후 타자들 뿐만 아니라 일부 투수들도 상대투수(대만 창이)가 공략하지 못할 정도의 구위는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타격 컨디션이 다운 돼 있다는 것은 선수들도 체감하고 있다.
결단은 김경문 감독의 몫이다. 타격감이 좋은 3번 이정후 다음에 곧바로 방망이가 무뎌진 박병호가 위치함으로 해서 타순이 다소 뻑뻑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대만전 패배후 "내일과 모레 경기 없으니 편하게 쉬면서 타격코치와 상의해서 멕시코전 라인업을 들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박병호 본인에게도 다소 홀가분한 변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4번이라는 자리는 책임감 만큼이나 부담감이 큰 자리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4번을 맡기만 하면 부진에 빠지는 선수들이 꽤 있다. 다행스럽게도 대표팀은 각팀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대체 자원은 얼마든지 있다. 박병호가 살아나면 타순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방법을 찾겠다면 다른 길도 돌아봐야 한다.
도쿄(일본)=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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