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은 올 시즌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다.
'천적' 브룩스 레일리가 떠났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5시즌 간 뛰었던 레일리는 지난해를 마친 뒤 재계약이 불발되며 한국을 떠났다. 최하위로 떨어진 롯데의 에이스로 고군분투 했지만, 극심한 좌-우 불균형과 지난 시즌부터 높아진 볼넷 비율이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2018년 한화에 입단한 뒤 레일리와의 19차례 맞대결에서 단 1안타를 치는데 그쳤던 호잉에겐 반갑지 않을 수밖에 없는 소식.
이런 호잉이 최근 레일리와 재회할 기회가 생겼다. 두산 베어스를 떠나 밀워키 브루어스에 입단한 조쉬 린드블럼이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 일정을 앞두고 KBO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초대한 것. 호잉을 비롯해 워윅 서폴드와 채드벨이 함께 했고,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다린 러프도 합류했다. 신시내티 레즈 산하 마이너팀에 입단한 레일리도 함께 했다.
호잉은 "항상 레일리를 만나면 농반진반으로 '지난 2년 간 너한테 안타 하나 밖에 못 쳤다'고 한다"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웃었다. 이어 "선수 아내들끼리 연락을 해 시간을 조율했다"며 "야구에 대한 것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미국에선 30대에 접어든 선수들의 연령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팀 선수로 만날 땐 승부욕이 발동하지만, 경기 후엔 모두가 친구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올 시즌엔 린드블럼과 레일리에 김광현까지 떠났으니 자신 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KBO리그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호잉은 "영광스럽다. 빨리 몸을 만들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와 비교해보면 날씨, 시설 등 모든 면이 좋다. 그런 부분이 선수단 전체의 동기부여에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첫 시즌엔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3년째에 접어들며 가족 모두가 한국에 적응했다. 올해부턴 딸이 대전에서 유치원에 입학한다"며 "한국에서 최대한 오래 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롤러코스터 같은 두 시즌을 보낸 한화에서 호잉의 역할은 중요하다. 투고타저 시즌 속에 고군분투 했던 호잉 역시 개인 성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호잉은 "공인구가 바뀌면서 리그 홈런 갯수가 40% 정도 감소했다. 지난해 경험이 올 시즌 대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봤다. 자신 만의 공인구 대처법에 대해선 "공인구 변화에 대해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야구는 똑같다. 내 할 일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호잉은 "특별히 안타-홈런 갯수에 대한 목표보다는, 매 경기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기록은 시즌이 끝난 뒤 나타나는 수치"라고 했다. 수비적인 부분을 두고는 "지난해를 교훈 삼아 체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용규가 복귀하면서 수비 부담이 줄었다고 본다. 이용규가 수비 부담을 느낀다면, 도움을 줄 준비도 되어 있다"고 말했다.
호잉은 "지난해엔 팀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 하지만 우리는 올해 이용규, 하주석이 돌아오면서 전력이 향상됐다"며 "야구 선수로 가을야구로 가는 건 당연한 목표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엔 모두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피오리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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