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분명한 건 현재 이청용의 우선 순위는 K리그라는 것이다."
이청용의 측근이 11일 전한 이청용(32·보훔)의 진심이다. 6월 보훔과의 계약 종료 후 FA(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이청용의 우선순위는 K리그 복귀다. 친정인 FC서울이 복귀시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는 가운데 울산 현대가 적극적으로 이청용 영입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 주말, FC서울측은 이청용과 직접 통화했다. FC서울은 보훔 구단과의 계약상황을 확인했고, 이청용은 역으로 FC서울의 입장과 영입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청용측 관계자는 "이청용의 복귀시 우선순위는 K리그다. K리그와 FC서울 팬들에 대한 마음은 각별하다"고 귀띔했다. "분명한 사실은 기성용, 이청용 두 선수 모두 K리그 복귀시 서울행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성용이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청용의 거취 역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청용과 기성용의 상황은 비슷한듯 다르다.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 절친임에는 틀림없지만 선택은 결국 각자의 몫이다. 서울의 우선협상권은 동일하지만 계약서상 위약금 조항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청용측은 "위약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구단과 다시 체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성용의 선택과 결정은 도미노처럼 향후 이청용, K리그, 해당구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기성용과 이청용을 모두 품기는 쉽지 않고, 기성용과 이청용을 모두 놓칠 경우 쏟아질 팬들의 비난 여론 역시 감당하기 힘들다. '쌍용'이 K리그를 떠나 다른 리그로 갈 경우에도 돌아선 '팬심'과 이로 인한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이청용의 거취는 아직 안갯속이지만 위약금이 없거나 크지 않을 경우 이청용이 가질 선택지는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서울, 울산을 포함해 원하는 팀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올해 6월 FA로 풀린 후 이적할 경우, 몸은 한결 더 가벼워진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2월중 이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만약 2월 중 보훔이 강등권을 완전 탈출할 경우, 전향적으로 이청용 이적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 보훔은 지난 9일, 비스바덴 원정에서 승리하면서 순위를 16위에서 14위로 바짝 끌어올렸다. 18일 슈투트가르트와의 홈경기, 22일 드레스덴 원정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그 1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만큼, 이적료 역시 천문학적 금액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아직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청용측 관계자는 "선수는 순리대로 풀어가고자 한다. 분명한 것은 다른 리그보다 우선해 국내 복귀를 생각한다는 점과, 서울행을 결정한 상황은 아니지만 서울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히 순서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쌍용'을 잘 아는, 축구계 관계자들은 돈보다 마음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한 관계자는 "기성용도, 이청용도 K리그 복귀를 선택했을 때, 돈은 어느 정도 내려놓는다. 그동안 받던 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돈보다는 마음의 문제다. 기성용이나 이청용 모두 한국축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큰 선수들이다. K리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어린애들처럼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선수들도 아니다"라고 했다. "선수들은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고 K리그를 택한 것인데, 막상 K리그나 구단의 무심한 현실에 실망하게 된 측면이 있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선협상권, 계약조건 등 모든 것을 떠나 '나를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느냐'가 선택의 우선순위라는 이야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