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시즌 첫 실전, FC도쿄와의 한일전에서 행운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산은 11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예선 1차전, FC도쿄를 상대로 1대1로 비겼다. 2011년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브라질 공격수 올리베이라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상대 자책골로 안방에서 값진 첫 승점 1점을 얻어냈다.
▶라인업
-도쿄[4-4-2] 아키히로/오가와 와타나베 모리시게 무로야/다카하기-하시모토-아베-아다일톤/레안드로-올리베이라
-울산[3-5-2] 조수혁/김민덕 원두재 정승현/정동호 김인성 이동경 신진호 데이비슨/주니오-비욘 존슨
▶전반: 울산 비장의 스리백 VS 도쿄 브라질 삼총사
김도훈 감독은 새시즌 첫 실전에서 비장의 스리백을 꺼내들었다. FC도쿄가 자랑하는 '브라질 트리오' 레안드로, 올리베이라, 아다일톤을 막기 위한 비책이었다. 23세 이하 챔피언십 MVP 원두재가 스리백의 중심에 섰다. '젊은피' 김민덕, '돌아온 국대' 정승현이 발을 맞췄다. '울산이 사랑하는 골잡이' 주니오와 '1m96의 노르웨이 국대' 비욘 존슨이 첫 투톱 호흡을 맞췄다.
도쿄는 첫 원정에서 초반부터 강공으로 나섰다. 전반 4분 레안드로의 슈팅이 굴절되며 골대 옆을 스쳐지나갔다. 울산도 공격으로 맞섰다. 전반 6분 비욘 존슨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겼다.
전반 11분 레안드로의 코너킥을 조수혁이 밀어친 것을 김민덕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가시마에서 올시즌 임대로 도쿄 유니폼을 입은 레안드로의 발끝은 소문대로 날카로웠다. 전반 18분 정동호의 크로스에 이은 비욘 존슨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김도훈 감독이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전반 19분 정동호의 컷백이 아키히로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전반 막판 도쿄의 공세가 거셌다. 전반 37분 레안드로의 오른발 코너킥에 이어 흘러나온 볼을 아다일톤의 헤딩이 골대를 살짝 넘겼다. 전반 42분 무로야와 맞선 조수혁이 1대1 상황을 이겨내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전반 43분 정동호의 폭풍 질주에 이은 낮은 패스를 이어받은 주니오의 논스톱 슈팅이 불발됐다. 0-0, 득점없이 전반을 마쳤다. 도쿄가 슈팅 7개, 유효슈팅 3개를 기록했다. 울산은 4개의 슈팅, 유효슈팅은 없었다.
▶후반: 올리베이라 선제골, 행운의 자책골
후반에도 공방은 이어졌다. 후반 11분 비욘 존슨의 오른발 슈팅을 아키히로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후반 19분 도쿄의 선제골이 터졌다. 팽팽했던 균형의 추가 무너졌다. K리거 출신 올리베이라의 골이 터졌다. 아다일톤의 발끝을 떠난 볼이 레안드로의 힐패스를 거쳐 올리베이라에게 배달됐다. 올리베이라가 오른발로 볼을 잡아챈 후 왼발로 깔아차는 슈팅으로 골망을 열었다. 브라질 삼각편대를 막아내지 못했다. 김도훈 감독은 골을 내준 직후인 후반 22분 정동호 대신 고명진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25분 이동경의 날선 왼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6분 신진호의 회심의 프리킥이 작렬했다. 정승현과 볼을 다투던 아다일톤이 골망을 흔들었다. 행운의 자책골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2년 울산을 상대로 1무1패, K리그 팀들을 상대로 역대전적 1무3패로 절대열세였던 FC도쿄가 K리그 징크스를 끝내 깨뜨리지 못했다. 천신만고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울산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조직력과 결정력에서 숙제를 확인한 경기였다.
한편 이날 울산월드컵경기장에는 FC도쿄를 응원하기 위해 일본 축구 팬 300여 명이 입장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중 국내에서 치러진 ACL 첫 경기 현장에선 출입구마다 전 관중에 대한 문진표 작성 부스와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다. 이 과정에서 35.8도로 설정된 열화상 카메라에 이상 발열 징후가 발견된 일본 남성이 체온측정 결과 38도로 확인되며 격리됐다. 이 남성은 문진표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공항을 경유했다고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구단은 매뉴얼에 따라 정밀 검사를 위해 해당 팬을 인근 동강병원 선별진료센터로 이송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