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메이저리그 양대리그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개막일이 5월 이후로 연기됐다.
메이저리그사무국(MLB)는 17일(이하 한국시각) "2020년 정규시즌 개막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더 늦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CDC는 15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앞으로 8주간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는 최대한 자제하라'는 강력한 권고안을 내놓았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이날 30개 구단 수뇌부들과 컨퍼런스 콜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수일 또는 수주 내로 올시즌 일정과 관련한 결정을 팬들에게 알릴 것이다. 구단들은 일단 시즌이 시작되면 가능한 한 많은 경기를 하자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보건 당국의 권고 사항을 준수하며 모든 팬들도 따라주기를 희망한다"면서 "현재로서는 개막과 관련해 어떤 계획도 말하기 힘들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팬들과 선수들의 안전을 우선시 하되 최대한 많은 경기가 열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구단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 정규시즌 개막은 5월 12일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메이저리그가 1901년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체제로 출범한 이후 정규시즌이 5월에 시작된 적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정규시즌 개막이 미뤄지거나 일정이 축소된 경우는 6번 있었다. 정규시즌이 가장 늦게 시작된 시즌은 1995년이다. 1994년 8월 시작된 메이저리그 노사 갈등이 8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1995년 정규시즌은 당초 예정일보다 24일이 늦은 4월 27일에 시작됐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재 노력에 연방노동관계위원회와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까지 개입해 가까스로 4월에 개막하는데 성공했다. 그해 정규시즌은 팀당 162경기에서 144경기로 축소됐다. 가장 민감한 문제였던 선수 연봉에 대해 노사 양측은 경기수가 줄어든 만큼, 즉 11.1%를 삭감하는데 합의했다.
1990년 초에도 구단들이 노사 갈등을 겪다 스프링캠프를 32일간 폐쇄해 개막일이 1주일 늦춰지기는 했지만 팀당 162경기는 모두 소화했다. 1972년에는 4월 초 선수노조가 13일간 파업을 하는 바람에 4월 15일에 시즌이 개막됐고, 정규시즌도 팀당 153~156경기로 줄여서 치렀다.
1918년에는 제1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정규시즌이 9월 3일 종료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간 월드시리즈는 9월 6~12일까지 열렸다. 당시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지 않으면 군에 입대하라(work of fight)' 국방부의 시행령이 내려진 후 야구 선수들의 신분이 논란이 됐는데, 결국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 아니라는 D. 베이커 전쟁 사령관의 해석에 따라 메이저리그는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정규시즌 경기수가 가장 적었던 시즌은 1981년이다. 구단들과 선수노조가 FA 보상제도를 놓고 갈등하다 파업이 일어나는 바람에 6~7월까지 약 50일간 시즌이 중단돼 팀당 103~111경기를 치렀다.
이날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밝혔 듯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기를 원한다. 그래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총 수입은 2018년 103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경기당 44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올 정규시즌을 5월 12일 개막해 일정대로 9월말에 마치면 팀당 40경기, 전체 600경기를 포기해야 한다. 2018년 수입 기준 하면 약 26억4000만달러가 줄어든다.
5월 12일 개막을 전제로 올스타 브레이크와 포스트시즌 경기수를 줄이고, 12월까지 경기를 하지 않는 한 시즌 축소는 불가피하다. 게댜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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