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세계적 확산이 계속되자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이 오는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데 합의했다. 미국, 영국 경기 단체들과 노르웨이, 브라질, 스페인 올림픽조직위원회 등 각국의 연기 요구가 빗발치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두 손을 든 셈이다.
올림픽 연기가 공식화되면서 정규시즌 개막을 연기하는 등 일정 소화에 압박을 받는 KBO리그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KBO는 7월 24일~8월 10일 시즌 중단 기간이 사라지게 돼 4월말 정규시즌 개막을 전제로 팀당 144경기와 포스트시즌을 11월 이내 모두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KBO는 시즌 일정 말고도 또 하나 결정해야 할 일이 생겼다.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계약 연장 문제다. KBO는 지난해 1월 대표팀 사령탑에서 사퇴한 선동열 전 감독 후임으로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KBO와 김 감독의 계약에는 2019년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리그12와 2020년 도쿄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기를 따지면 1년 8개월이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가 내년으로 연기돼 김 감독의 계약 연장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25일 "그 부분은 KBO 차원에서 아직 논의를 하지 않았다. 계약과 관련한 문제라 지금 당장 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1년 연장쪽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만일 김 감독의 대표팀 임기가 1년 연장된다면 내년 3월 예정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휘봉도 김 감독이 맡는 게 자연스럽다. WBC 대표팀 감독을 따로 뽑는 건 경제적, 인적 낭비이면서 효율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IOC가 이날 발표한 성명에는 '도쿄올림픽을 2020년 이후로 날짜를 변경하며 2021년 여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돼있을 뿐 구체적 개최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년 3월 이전 개최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야구대표팀은 3월 WBC, 7월 도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일정이 유력하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WBSC에서 도쿄올림픽 진출권 따냈기 때문에 올해 따로 지역 예선과 같은 올림픽 관련 스케줄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대표팀 일정이 당분간 멈춰선다는 이야기다. 대표팀 구성과 관련한 KBO리그 선수 차출 작업도 1년씩 미뤄지게 됐다. 지난 12일 KBO 기술위원회가 확정한 111명의 대표팀 사전 등록 명단도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