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프로스포츠에는 다양한 '미신', '징크스'가 존재한다.
선수들의 등번호도 마찬가지다. 선호하는 번호가 행운을 부를 것이라는 선수들의 믿음은 종목을 막론한다. 새 시즌을 앞두고 펼쳐지는 등번호 쟁탈전. 눈치싸움은 예사. 새롭게 합류한 선수가 자신이 원하는 번호를 달기 위해 기존 선수에게 읍소해 양보를 청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싸움에 이르기도 한다.
MLB닷컴 에디터인 에릭 체스터턴은 29일(한국시각) 이런 등번호를 향한 미신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199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리키 헨더슨은 터너 워드의 24번을 얻기 위해 2만5000달러(약 3050만원)를 현찰로 지불했다. 돈을 주고 등번호를 샀다. MLB닷컴은 '헨더슨이 토론토에 머문 기간이 고작 3개월 남짓이었다는 점에서 등번호를 얻기 위한 대가 치고는 엄청난 것이었지만, 창의적인 등번호 거래법은 아니었다'고 촌평했다.
'선물'까지 얹는 경우도 있다. 1997년 토론토와 계약한 로저 클레멘스는 21번을 얻기 위해 카를로스 델가도에게 1만5000달러짜리 고급 시계를 선물했다. 2010년 LA 다저스에서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한 짐 토미도 25번을 얻기 위해 알렉스 카시야에게 1만5000달러(약 1830만원)와 고급시계를 선물로 건넸다. 2011년엔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아드리안 벨트레도 29번을 위해 훌리오 버번에게 같은 방법을 썼다.
MLB닷컴은 '1999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한 브라이언 조던은 33번을 달고 있던 코치에게 등번호를 양보 받는 조건으로 4만달러(약 4880만원) 상당의 오토바이를 선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단순한 거래를 넘어 '의미'를 부여하는 일도 있다. 2012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A.J 버넷은 34번을 양보받는 조건으로 원래 주인이었던 다니엘 매커친의 딸 대학 등록금을 지원해줬다. 2003년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은 톰 글래빈도 47번을 얻기 위해 조 맥유잉의 집에 보육 시설을 지어준 바 있다.
'쿨거래'도 있었다. 199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이었던 존 크룩은 새로 입단한 미치 윌리엄스가 자신이 달고 있던 28번을 양보해달라고 하자 '맥주 두 박스'를 요구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반면, 1989년 메츠 소속이었던 드와이트 구든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프랭크 바이올라가 자신의 등번호 16번을 양보해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내 아내를 가질 순 있어도, 내 등번호는 가질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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