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KBO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영입 당시 주 포지션은 1루수였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백업 1루수와 지명타자를 겸했던 페르난데스다. 하지만 지난해 그는 주로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시즌 전체 645타석 중 지명타자로 나선 타석이 576타석이었다. 1루수 출장은 거의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객관적인 1루 수비 실력이 기존 주전 1루수인 오재일보다는 못미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포구나 움직임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굳이 페르난데스에게 수비에 대한 부담까지 안길 필요는 없으니 지명타자로 주로 활용하면서 타격 장점을 극대화했고, 작전은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잠실구장에서 치러지는 청백전에서는 1루수로 꾸준히 나서고 있는 페르난데스다. 한 팀 내에서 2개조를 나눠 청백전을 치르다보니 수비를 해야하는 것도 있지만, 1루 수비에 대한 본인의 의지가 뚜렷하다. 페르난데스는 "1루 수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느낌도 괜찮다. 내가 1루에 나가야 오재일이 쉴 수 있고, 팀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올해도 페르난데스가 1루수보다는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의욕적으로 수비 감각을 유지한다면 벤치에서는 더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 두산은 2루수 오재원과 최주환의 포지션 경쟁, 내외야 백업 선수 기용을 위해서는 지명타자 포지션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페르난데스의 '이유있는 자청'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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