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외출? 오랜만에 버스를 타니 어색하던데요(웃음)."
2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의 시즌 첫 '원정' 소감이다.
코로나19로 멈춘 KBO리그의 시계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21일부터 팀 간 연습경기가 시작되면서 개막은 카운트다운에 접어들었다. 해외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시범경기를 기다렸던 각 팀들은 코로나 변수 속에 한 달 넘게 자체 청백전을 치러야 했다. 컨디션 유지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겨우내 흘린 땀의 성과를 상대팀과의 맞대결로 확인해보고 싶어했던 각 팀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치진에게도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차일피일 미뤄지는 개막 일정은 차치하더라도 팀간 연습경기라도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였다.
그동안 홈구장인 잠실, 2군 구장이 위치한 이천을 오가는데 그쳤던 LG는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가 첫 나들이길이었다. 류 감독은 "(연습경기가 시작되니) 아무래도 시즌이 가까워졌다는 느낌은 든다"고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때아닌 변수가 두 팀을 가로막았다. 전날부터 급격히 내려간 기온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낮까지만 해도 10도를 웃돌던 수원의 기온은 경기 시간인 오후 6시가 다가올수록 빠르게 떨어졌다. 초속 7㎧의 바람 탓에 체감 온도는 더 떨어졌다.
결국 양팀 감독이 '이닝수 축소' 논의에 이르렀다. 정규시즌이 아닌 연습경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실전도 중요하지만, 추운 날씨로 잔뜩 굳을 수밖에 없는 선수들의 몸상태를 고려하면 자칫 나올 수도 있는 부상 위험을 피하자는 게 이유였다. 홈팀인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 시작 후에도 날씨가 더 추워진다면 양팀이 합의하고 심판진 동의 하에 이닝 수를 줄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낮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경기 시작 후 해가 지면서 기온이 더 떨어진다면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정규시즌이 아닌 연습경기인 만큼, 양팀이 합의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 역시도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경기 시작 후 상황을 봐서 (이닝 축소를)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양팀은 이날 심판진, 중계 관계자들과 논의를 거쳐 경기 상황에 따라 이닝수를 조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예정된 9회까지 진행됐다. 매섭게 몰아치던 바람이 차츰 잦아들기 시작했다. 5회까지 빠르게 경기가 진행되자, 양팀 사령탑은 예정된 이닝을 모두 소화하면서 백업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KT는 이날 멜 로하스 주니어의 선제 솔로포, 오태곤의 5타점 활약 등에 힘입어 10대3으로 이겼다. LG는 이날 김호은, 이재원, 백승현, 구본혁, 손호영, 이성우, 박재욱 등 백업 자원을 고루 활용하며 정규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추위로 인한 이닝 축소 논의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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