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놀라운 결과다.
롯데 자이언츠가 내놓은 개막엔트리에 포수 지성준(26)의 이름은 없었다. 허문회 감독은 정보근(21)과 김준태(26) 두 명의 포수로 개막시리즈를 치르기로 했다. 지성준은 롯데가 지난해 선발 투수 장시환을 내주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다. 고질인 포수 불안을 해결함과 동시에 타격 재능까지 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지성준은 자체 청백전과 팀 간 연습경기서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이변이 없는 한 개막엔트리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허 감독의 선택지에 지성준은 없었다.
롯데 포수 불안의 핵심인 '수비'에 포커스를 맞춘 결정이다. 허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포수 자리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접근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투수들이 마음 놓고 공을 던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포수 불안 해소의 첫걸음이라고 판단한 것. 개막엔트리에 진입한 정보근은 그동안 세 명의 포수 중 수비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 간 연습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하면서 개막엔트리 경쟁에서 사실상 승리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럼에도 허 감독이 나머지 한자리에 지성준 대신 김준태를 택한 이유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타격 능력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지성준이 김준태에 비해 낫지 않느냐는 게 이유다. 하지만 김준태는 지성준에 비해 롯데에 오래 몸담으면서 투수들의 습성에 좀 더 익숙하다. 좌타자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민병헌-전준우-손아섭-이대호-안치홍-정 훈-마차도-한동희-정보근으로 이어지는 롯데 주전 타선 라인업 중 좌타자는 손아섭 단 한 명 뿐이다. 허 감독이 내놓은 개막엔트리에서도 좌타 요원은 김준태를 포함해 외야수 허 일, 추재현까지 세 명 뿐이다. 지성준의 타격 능력은 출중하지만, 이런 구조적 문제에서 점수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허 감독은 지성준 외에도 개막엔트리 합류가 유력히 점쳐졌던 좌완 투수 고효준도 제외했다. 고효준은 FA 계약이 늦어지면서 팀 합류 시기가 늦어진 점이 결국 개막엔트리 탈락 요인으로 분석된다. 자체 청백전, 팀 간 연습경기를 소화했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스프링캠프 투수 MVP를 차지했고, 귀국 후 꾸준히 기회를 얻은 정태승이 마운드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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