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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마 100년사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명마들이 동시에 함께 출전한다면 어떤 말이 우승할까. 주로상태와 부담중량, 기수의 능력 등 모든 조건을 맞추기는 어렵지만 정확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시행되어온 '경마' 분야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략적인 예상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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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는 그랑프리 2연패 및 현재 국내 2000m 최고기록을 보유한 '동반의강자', 그 아성을 무너뜨렸던 '터프윈', 대통령배 3연패에 빛나는 '당대불패', 국내 최다연승인 17연승의 '미스터파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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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역대 명마로 80년대를 주름 잡은 '포경선(뉴질랜드산·1980년생)'과 '차돌(미국산·1984년생)'을 빼놓을 수 없지만 뚝섬경마장 시절의 경주로 구조 등이 현 서울경마장과는 차이가 있고, 객관적인 데이터도 부족하여 배제하였다.
다음은 TOP 14의 가상대결에서 예상되는 경주 전개 과정이다. 출발대가 열리고 '당대불패'와 '가속도', '미스터파크', '청담도끼'가 선행에 나선 가운데, '문학치프'와 '파워블레이드', '대견', '신세대'가 그 뒤를 따른다. 중위권에서는 '새강자'와 '돌콩', '트리플나인'이 포진해 있고, '경부대로'와 '터프윈', '동반의강자'는 후미에서 경주를 시작했다.
2코너를 지나 직진주로에서 '동반의강자'가 특유의 무빙으로 조금씩 중상위권에 진입하기 시작한다. '당대불패'와 '미스터파크'가 선두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문학치프'와 '트리플나인'이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4코너에 가까워질 즈음 '가속도'와 '신세대'의 걸음이 무뎌지고 '경부대로'와 '터프윈'이 슬슬 올라서면서 중위권이 두터워진다.
결승 직선주로에 진입하자 모든 말들이 막판 힘을 내는 가운데 경주 내내 중상위권에서 안정적인 전개를 펼친 '문학치프'가 선두로 나선다. '돌콩'과 '터프윈', '트리플나인'이 그 뒤를 바짝 쫓아 보지만 순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인 상황. 오히려 결승선 200m를 남기고 가속이 붙은 '동반의강자'가 추입을 시작해 2위를 차지했으며 '문학치프'는 여유 있게 우승을 거머쥐었다. 가상 대결 결과, 시종 안정적인 경주 전개로 우승을 차지한 '문학치프'가 2000m 최강자로 등극했고, '동반의강자'와 '돌콩'이 뒤를 이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활약한 '대견' '신세대' 등은 다승 기록에서 앞서지만, 당시 도입된 외산마의 수준이 다소 낮은 점, 2000m 경주기록 측면에서 최근과 약 4∼5초 뒤지는 점을 감안해 우승권에서 멀다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경주마의 국제경쟁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동반의강자'와 '터프윈'은 당시에 이미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가상대결의 최종기록은 역대 경주마들의 2000m 우승 최고기록에 기수, 당시 부담중량, 경주로 상태 등의 영향을 고려하여 산출한 것이다. 경주는 말들의 당일 컨디션, 경주로 상태, 경주마들의 상대적인 주행습성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므로 만약 실제 경주를 펼치는 상황이 생긴다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팬들 개개인 역시 게임을 즐기듯 좋아하는 경주마들을 선정, 이러한 가상대결을 얼마든지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추억의 명마까지 소환한 '경주마 TOP 14 가상대결'은 장기간 경마 휴장으로 무료한 팬들에게 또 하나의 화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