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시즌 5차전 6회말. 2-0으로 앞선 2사 2루에서 이성규가 요키시의 커브를 당겨 좌중간을 갈랐다. 3-0으로 점수 차를 벌리는 적시 2루타.
2루에 도착한 이성규의 표정이 비로소 환해졌다. 허삼영 감독의 믿음과 기다림에 보답하는 순간. 여러모로 의미가 큰 적시타였다. 사연이 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전날 부진했던 이성규를 전진배치 했다. 전날 9번을 쳤던 이성규를 5번에 배치했다. 통상 찬스가 가장 많이 몰리는 해결사 자리.
얼핏 의아한 선택이었다. 전날 이성규는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9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에게 유독 찬스가 몰렸다. 하지만 3차례의 타점 찬스를 놓쳤다. 1-2로 뒤진 2회말 1사 1,3루에서 병살타. 안타성 타구였지만 전병우의 기막힌 호수비였다. 여기서 일진이 조금 꼬였다. 2-2 동점이던 4회말 무사 2,3루에서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더니, 3-4로 추격한 6회 무사 1,3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다행히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내일을 기약했다.
허삼영 감독은 삼성의 '미래의 4번'을 강하게 키우기로 결심했다. 아예 해결사 자리에 배치했다. 스스로 이겨내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허 감독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부딪혀 보라는 의미와 상대 좌완 선발 투수에 대한 고려를 둘 다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성규가 100경기를 보여준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며 과정에 있음을 설명했다. 허 감독은 "어제 그 상황들에서 실투가 왔는데 못 쳤으면 모르지만 상대 투수가 좋은 코스에 공을 잘 던졌다. 만약 첫번째 타석에서 안타가 됐다면 다른 야구가 전개됐을 것이다. 양 현과 김태훈이 좋은 변화구를 던졌다. 누가 있었어도 그런 변화구는 잘 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변화구는 잘 참는 게 유능한 선수다. 좀 더 경기를 해야 선구안이 생긴다. 연습으로 되는 게 아니다. 시합하면서 참아가면서 견뎌내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고, 대성하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허삼영 감독의 믿음과 기다림. 미완의 거포 이성규가 멋지게 응답했다.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애를 태우던 이성규는 결정적인 순간 천금 같은 적시타를 날렸다. 부담감을 훌훌 털어낸 한방. 허 감독의 표정도 함께 밝아졌다. 멋진 스토리가 씌여지는 순간이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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