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긴 나라 중의 하나이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임금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1967시간으로 미국(1792시간) 일본(1706시간)보다 200시간가량, 네덜란드(1365시간) 독일(1305시간)보다 600시간 이상 많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법정 근로시간을 52시간 이하로 제한하도록 정했지만 여전히 산업현장에서는 장시간 근로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 근로자는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일하는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런 가운데 장시간 근로를 하는 여성과 야간 작업을 하는 여성의 비만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정혜선 교수와 엄미정 연구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자료를 이용했는데, 2010~2016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여성 근로자 2090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60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를 하는 여성이 40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여성보다 BMI(체질량지수)가 25이상 높은 비만의 가능성이 2.7배 높고, 주간이나 저녁 근무를 하는 경우에 비해 야간이나 교대 근무를 하는 여성 근로자의 비만 가능성이 1.2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장시간 근로나 야간 근로는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비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식사 시간이 일정하지 않게 되어 소화기능을 취약하게 함으로써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미쳐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 장시간 근로와 야간 근로를 하면 운동 등 체중조절을 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만을 관리는 것이 더욱 어렵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사망률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장시간 근로나 야간 근로를 하는 여성은 생체 리듬의 변화로 인해 생리학적 문제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하겠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정혜선 교수는 "한국의 일하는 여성은 가사와 육아의 부담이 크고 휴식이 부족한 업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데,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여성 근로자의 건강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파급력이 큰 문제이므로 장시간 근로나 야간 근로를 하는 여성의 건강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 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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