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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현장]오죽하면 번트 시범까지. 타격 부진 탈출에 직접 나선 SK 염경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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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준비하는 SK 와이번스의 훈련시간. 반바지에 빨간색 상의를 입은 선수들과 코치들 사이에서 흰색 유니폼을 입은 인물이 있었다.

그라운드 한켠에 마련된 번트 훈련장에서 배트를 들고 번트를 연신 댔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흰색 유니폼은 SK 선수로 보여지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왔나 생각한 순간. 흰 유니폼의 남자는 번트 모션을 취하면서 SK 선수들에게 한참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보니 SK 염경엽 감독이었다. 혼자 일요일 유니폼을 먼저 입고 나와서 선수들의 타격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 염 감독은 번트가 약한 정 현에게 번트 강의를 하고 있었다. 번트 시범을 계속 하는데 모두 속도를 제대로 줄여서 원하는 코스로 보내고 있었다. 감독이 직접 번트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 최근 팀 타격이 좋지 않다보니 중요한 상황에서 희생번트 하나도 경기 흐름에 영향을 끼치기에 염 감독이 직접 나선 듯했다.

10여차례 번트를 한 염 감독은 정 현에게 설명을 한 뒤 방망이를 정 현에게 넘겼다. 정 현은 염 감독이 하는 스타일로 번트 훈련을 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의 타격 장면을 보다가 제이미 로맥과 얘기를 나누기도. 역시 타격에 대한 얘기인 듯 염 감독은 스윙하는 동작을 하면서 로맥과 긴 시간을 함께 했다. 로맥은 최근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가 이번 4연패 동안엔 단 2안타의 부진을 보였다.

염 감독은 배팅 케이지 뒤에서 선수들의 타격 장면을 보고, 수비 훈련하는 모습도 유심히 관찰하는 등 선수들의 훈련 장면 전체를 살폈다. 4연패 중인 SK. 특히 타격 부진이 4연패의 원인이기에 염 감독으로선 타격 훈련을 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염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 시간에 SK 타격에 대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인플레이 타구가 나오지 않다보니 볼카운트가 불리해지고 결국 좋은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올해만이 아니라 작년부터 그랬다. 코칭스태프가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빨리 바꾸기엔 시간이 걸린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우리 팀도 최 정, 로맥, 정의윤 등이 좋을 때 전체적인 타격이 살아난다"면서 "결국은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며 중심타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SK의 타격은 이날도 그리 좋지 못했다. 단 3안타에 그쳤다. 김강민이 3회말 2타점 2루타를 쳤고, 최 정이 6회말과 9회말 솔로 홈런 1개씩을 쳤다. 그래도 안타 3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고 SK는 4대3으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겼으니 웃어야 하지만 마냥 웃지만은 못한 날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