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월화수목금토일, 주 7일 드라마 9시 시대가 열린다.
그동안 제각각 흩어졌던 드라마 시간이 한 곳으로 몰리며 방송사간의 제대로 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동안 타 방송사들의 시간대 이동에도 오후 10시대 방송을 지켜왔던 KBS가 자존심 대신 실리를 택했다. KBS는 다음달 1일 방송되는 수목드라마 '출사표'와 6일 방송을 시작하는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를 30분 앞당긴 9시 30분에 편성했다. 최근 방영한 '본 어게인'과 '영혼수선공', 두 작품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KBS가 뒤늦은 편성 변경을 결정했지만 다른 방송사들은 이미 발빠른 변화를 수용했다. 지난해 가장 먼저 '9시 드라마 시대'를 열었던 MBC는 평일 드라마의 방송 시간을 오후 9시30분으로 조정해 재미를 봤다. 특히 '꼰대인턴'은 지난해 방영됐던 '신입사관 구해령'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6%를 넘기며 'MBC의 희망'으로도 떠올랐다.
SBS는 올해 초 텐트폴 작품이던 '낭만닥터 김사부2'를 20분 먼저 전진배치하며 성공을 이끌어냈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최종회 시청률 2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보기 드문 신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후속인 '굿 캐스팅'도 '낭만닥터 김사부2'의 편성표를 그대로 이어받아 치고 시청률 12.3%를 찍으며 출발했고, 최종회 역시 9.8%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SBS는 '되는 블록'인 월화극 대신 이번에는 예능과 교양프로그램을 배치하는 시험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같은 변화에 "주 52시간 근무제 확산으로 인해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변칙 편성 등으로 인해 시청자들을 타사에 빼앗기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종합편성채널과 tvN 등이 9시대 드라마를 먼저 편성하며 시청률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편성 변화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이미 tvN은 지난 3월부터 월화드라마를 9시대에 전진 배치했고, JTBC도 평일 오후 9시30분대에 수목드라마를 새로 편성하며 적극적으로 전쟁에 함께하고 있다.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도 9시대 드라마에 힘을 더하는 중이다. tvN은 그동안 무너졌던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확실히 잡았다. 군 전역 후 무려 5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오는 김수현이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선보일 예정이다.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병동 보호사 강태(김수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서예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과 상처를 치유해가는 판타지 동화 같은 이야기다. 김수현은 첫 방송 시청률 15%를 목표로 외치며 기세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전역 후 첫 작품이었던 tvN '날 녹여주오'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든 지창욱도 로맨틱코미디에 재도전하며 김수현과의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지창욱은 SBS '편의점 샛별이'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편의점 샛별이'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똘기 충만 4차원 알바생과 허당끼 넘치는 훈남 점장이 편의점을 무대로 펼치는 24시간 예측불허 코믹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이다. 무게감을 내려놓은 지창욱이 김유정과 함께 펼칠 로맨스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창욱이 1%대의 기억을 잊고 재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까지 모두 9시대 드라마의 시대를 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이제 콘텐츠의 영향력이다. 이미 지상파는 종편과 tvN에 콘텐츠 경쟁력에서 완전히 뒤졌던 바 있어 이번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지상파의 자존심도 많이 무너진 상태다.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이 봐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없애야 할 때"라며 "의미 없는 편성 변경을 남발하기 보다는 콘텐츠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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