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이동통신사들에게 수천억원의 광고 및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 행위를 해 온 애플코리아(애플)에 자진시정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18일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관련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거래 상대방의 피해 구제를 시정할 방안을 스스로 제안하고 실행하는 제도로, 공정위가 이를 타당하다고 인정할 경우 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지을 수 있다. 과징금이나 검찰고발과 같은 법적 제재도 피할 수 있다.
애플은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해 부품 개발 업체 등 중소사업자와 프로그램 개발자, 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해 이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자진시정방안을 제시했다.
논란이 된 '갑질' 개선책으로는 이통사들이 부담하는 단말기 광고와 무상수리 서비스 관련 비용을 줄이고 비용분담을 위한 협의절차를 도입하며, 이통사에게 불리했던 거래조건도 수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공정위는 애플의 이같은 자진시정방안 '초안'이 불공정 거래행위를 개선하고 중소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주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애플은 공정위와의 협의를 통해 한달 안에 구체적인 '자진시정방안 잠정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당 잠정안은 공정위가 이해관계자와 관계부처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심의에 들어가며, 의결이 확정되면 최종 종결된다. 그러나 적절치 않다는 결론에 이르면 동의의결 절차는 무산되고 제재심의가 다시 시작된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4월 애플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바 있다. 공정위는 애플이 단말기 광고 비용과 무상수리 서비스 관련 비용을 이통사에 떠넘기고, 이통사의 보조금 지급과 광고 활동에 간섭하는 한편 특허권 및 계약 해지 등과 관련해 이통사에게 불리한 거래 조건을 만들었다고 봤다.
공정위는 그 해 12월과 2019년 1월, 3월 등 3차례 전원회의를 통해 해당 내용을 심의했고, 애플은 2019년 6월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2019년 9월 이를 다시 심의했지만 미흡하다고 판단, 절차 개시를 미뤘다. 애플의 보완된 자진시정방안은 2020년 5월 재심의됐고 동의의결을 신청한지 1년 만인 지난 17일 전원회의에서 절차 개시가 최종 결정이 내려지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자가 스스로 내놓은 시정방안 확정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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