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깜짝스타 이성곤(28)이 선수단에 피자를 쐈다.
지난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기록한 데뷔 7년 만의 첫 홈런 기념 턱이다.
그런데 특이하다. 통상 피자는 동행중인 1군 선수단에만 돌린다.
하지만 이성곤은 퓨처스리그 선수단이 있는 경산까지 배달을 보냈다. 오히려 1군보다 더 많은 피자를 돌렸다. 1군 20판, 2군 30판이다.
사실 첫 홈런이나 첫 승을 거둔 선수가 피자 턱을 내는 건 통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2군까지 챙기는 선수는 거의 없다. 오랜 시간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선수.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중참이 됐다. 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마음 같지 않은 게 야구다. 군 복무 마치고 '어~' 하다 보면 어느덧 서른 줄이다.
어느덧 스무살 약관 때 품었던 꿈은 희미해진다. 체념하고 희망을 잃는 순간 선수는 빛을 잃고 정체한다. 늦깎이 스타는 얼마든지 많다. 대표적인 야수가 바로 KT 유한준이다.
오랜 세월을 거름 삼아 약진을 시작한 이성곤. 그에게는 수치적 목표가 없다. 그저 오래 1군에 남아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 그것이 유일한 목표다. 홈런을 펑펑 날리고도 "수비를 가릴 처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외야든 내야든 원하는 포지션에 좋은 플레이로 임하겠다. 팀이 원하는 것이 타격이기 대문에 능력 이하로 플레이 하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 다하겠다"고 말한다. 간절함이 뚝뚝 묻어난다.
그렇게 악착같이 살아남아 2군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남들 보다 늦게 건 시동, 더 우렁차게 달릴 참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 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등대 같은 선수가 되고 싶은 꿈. 이성곤의 궁극적 목표다. 그 아름다운 진심이 경산행 피자에 담겼다.
하지만 이성곤은 내색하지 않았다. '2군에 왜 더 많은 피자를 보냈느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 시크하다.
"선수가 더 많잖아요."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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