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방송인 김원희가 30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해왔던 남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에서 털어놨다.
14일 첫 방송된 MBN '모두의 강연, 가치 들어요'(이하 '가치들어요')에서는 발달 장애가 있는 어린 딸을 포함해 4남매를 홀로 키우는 싱글 대디의 사연이 공개됐다.
김원희는 이날 "나도 남동생이 오래 아팠다. 남동생이 어렸을 때 교통사고가 나서 뇌를 다쳐서 지금까지 30년 넘게 아픈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부모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어렸을 때 형제자매 입장에서 봤을 때 감추고 싶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원희는 이어 "딸 넷에 아들 막내였는데 귀한 아들이었다. 친척들하고 부모님이 남동생 태어났을 때 잔치를 했다. 딸 넷에 아들이니까 얼마나 귀했겠냐. 난 항상 친구 만날 때도 업고 다녔다. 나하고 특히 친했다"고 동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김원희는 "어렸을 뇌를 다치니 뇌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합병증이 오더라. 지금은 '이 병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지' 싶다"며 "지금 남동생이 40대 초반이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여력이 있으니까 자식 다섯 명을 다 키우셨지만, 점점 나이가 들고 기력이 없으니까 (동생이) 커버가 안 되는 거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우리는 가족이 많아서 형제들이 동생을 위해 각자 역할을 맡았다"며 "내 역할은 목욕 봉사다. 아무리 누나여도 남동생 몸을 씻기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나. 동생이 아주 힘들었을 때는 기저귀 차고 있으면 내가 온몸을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고, 동생을 위해 대소변까지 받아냈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 김원희는 "솔직히 하체를 닦을 때는 우리 가족들은 부끄럽다고 다 못 한다. 근데 내가 어렸을 때 동생을 그렇게 업고 다닌 이유가 있었나 보다. 난 아무렇지 않게 다 닦는다. '내가 이렇게 도와줄 수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동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원희는 사연자인 싱글 대디에게 "어릴 때는 숨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누구에게 기도를 부탁하기도 하고, 내 동생이라고 말한다"며 "조금만 아이들을 키워 놓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아빠가 하는 걸 보고 우리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도울 것이다. 늘 염두에 두시고, 지금은 아빠가 힘을 내셔야 한다"고 응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