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개막을 1주일 앞둔 메이저리그(MLB)도 무관중 방침에 대비해 관중석 효과음을 사용하기로 했다.
KBO리그 각 구단이 이미 시행중인 시스템인데, 메이저리그도 이같은 효과음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AP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빅리그 선수들은 다음 주 무관중 원칙에 따라 정규시즌이 개막돼도 팬들이 가득찬 관중석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축구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기는 하지만, MLB 공식 비디오게임에서 사용하는 관중 소리를 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MLB에 따르면 구장 엔지니어들이 관중석 효과음을 75가지 정도 추출해 편집을 하고 있다. MLB 공식 게임체인 'MLB 더 쇼(MLB The Shaw)'에서 이를 후원하고, 소니 인터내셔널 엔터테인먼트의 샌디에이고 스튜디오에서 최근 2~3년간 모아온 관중석 소리들을 편집 중에 있다고 AP는 전했다.
MLB 전략기술혁신 부문 크리스 마리낙 부사장은 AP와의 인터뷰에서 "관중이 없는 야구장에서 소음을 내보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처음 했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경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경기 소리와 그라운드 소리를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틀어놓으면 실제 이뤄지는 경기와 어색하지 않게 잘 조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라리는 비디오게임의 관중 소리를 틀어놓고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마리낙 부상장은 "여러 비디오업체를 접촉했는데, 최종적으로 소니사와 손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AP는 'MLB는 장내 아나운서, 응원가처럼 이러한 관중석 소음이 실제 경기장과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일부 야구장은 팬들에게 관중석에 비치될 사진물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밀워키 브루어스 내야수 에릭 소가드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관중석 소리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어떤 선수들에게 너무 고요한 건 경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반대쪽 더그아웃에서 나는 소리가 들릴 수도 있고, 곤란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P는 'MLB가 개발중인 관중석 소리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중계에서도 들을 수 있다. KBO리그가 경기장에서 관중석 소리를 틀고 있지만, ESPN 중계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인위적인 관중석 소리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ESPN 해설위원으로 활동중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팬들이 선수간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스프링캠프"라며 "우리가 상대의 작전을 캐내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