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길게 던져줄 투수들이 필요하다 보니."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의 관심은 마운드에 쏠려있다. 타선은 늘 꾸준하다. 선수 각자의 컨디션에 따라 기복은 있을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공격에 대한 흐름은 늘 일정하기 때문에 결국 팀 투수들이 상대에게 점수를 얼마나 주느냐가 더 관건이다.
최근에는 불펜 조합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은 시즌 초반에 비해 불펜이 훨씬 안정됐다. '신성' 채지선과 이적 후 확실한 필승 카드로 자리 잡은 홍건희 그리고 마무리 함덕주까지 자리를 잡았다. 팀 불펜진 안정도는 리그 최상급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고민은 여전히 'ing'다.
김태형 감독은 "2~3이닝을 던져줄 불펜 투수가 2~3명은 필요하다"고 했다. '롱릴리프'가 1군에 여럿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유는 선발진 때문이다. 두산은 시즌 초반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최근 크리스 플렉센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플렉센의 경우 한달 정도면 돌아올 수 있지만 기본적인 구성이 바뀌었기 때문에 불펜 과부하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선발 혹은 추가 선발 자원을 투입하다보니, 해당 선수들이 잘 던져준다고 해도 이닝에 대한 부담은 남아있다. 그동안 이용찬 대체 선발로 등판했던 최원준, 박종기의 경우 많이 던져야 5이닝 정도다. 박종기가 한차례 6이닝을 소화한 것이 최다 이닝이었고 이후로는 3~4이닝을 던졌다. 최원준도 투구수 한계가 있다보니 아직 5이닝이 최다다.
여기에 플렉센 대체 선발 1옵션으로 김태형 감독은 박치국을 선택했다. 더 짧은 이닝을 던지더라도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 유망주급 선수들보다 박치국이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그러나 박치국도 선발로 시즌을 준비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한계 투구수가 명확하다. 앞으로 박치국이 플렉센이 자리를 비운 동안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불펜진에 대한 가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재 두산의 1군 투수 엔트리도 1이닝보다 더 던져줄 수 있는 선수들이 여럿 구성되어 있다. 선발 등판이 아니더라도 '롱릴리프'를 소화해줄 수 있는 박종기와 필승조로 2이닝까지 거뜬한 홍건희도 있다. 또 김민규 역시 1군에서는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아도 2군에서 선발을 던졌던 투수라 길게 던질 준비가 되어있다.
김태형 감독이 최근 난조를 보이는 윤명준이나 조정 시간을 더 갖기 위해 2군에 내려보낸 김강률을 당장 1군에서 동행하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김강률의 경우 짧게 끊어서 던진다면 충분히 쓰임새가 있는 투수지만, 선발 투수들이 무너질 경우 불펜 과부하가 심각하게 올 수 있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한 수 앞을 내다봐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불펜 조합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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